"불공정 거래 뿌리째 뽑는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통해 투명한 기업환경을 체계화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합니다. 윤리경영과 투명·정도경영은 바로 여러분 손에 달려있습니다.”(포스데이타 김광호 사장, 임직원 대상 공정거래제도 온라인 교육에 앞서)
“투명하고 명확한 업무처리 관행을 우리 스스로 원칙으로 삼을 때 비로소 회사 경쟁력과 가치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입니다.”(SK C&C 윤석경 대표, 윤리경영 사례집을 출간하며)
그동안 과당 경쟁과 덤핑 수주 등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던 시스템통합(SI) 업계에 ‘윤리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공정한 거래질서와 투명한 업무처리를 통한 윤리경영 풍토 확립이 기업 경쟁력과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에서다. 제살깎기식 불공정 경쟁이 국내 SI산업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반성과 더이상 출혈경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역시 윤리경영을 거들고 있다.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하반기부터 윤리경영의 실천 규범으로 내부 준법 시스템인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노·사는 이를 바탕으로 건전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위해 탈세·회계부정과 같은 위법행위가 있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고, 업무상 이해관계자에게는 경조사를 알리지 않기로 결의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상임감사를 자율준수관리자로 임명,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수립과 집행과정 전반을 감독토록 했다.
지난 달에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20시간의 공정거래제도 관련 온라인교육을 실시했다. 박종일 상임감사는 “부득이 한 경우 경조금은 사회관례상 통상적 수준인 5만원 이내를 권장하는 한편, 통상적 수준을 초과하는 접대나 편의를 제공받지 않도록 임직원 행동준칙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가 윤리경영 기치를 내걸고 나선 SK C&C(대표 윤석경)는 최근 투명한 기업문화를 목표로 자체 윤리강령과 임직원 행동준칙을 제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윤석경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윤리위원회 아래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을 설치, 윤리경영 전반을 일임하고 있다. 특히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윤리적 갈등이나 부적절 행위에 대한 예방 활동과 효과적인 대응 방안 제시를 위한 윤리상담실(실장 권혁상 상무)도 운영 중이다. 이와 별도로 최근에는 윤리강령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지속적인 관심 유도를 위해 △고객만족 경영 △법규 및 규정 준수 △공정한 경쟁과 거래 △금품수수배제 등을 골자로 윤리경영 사례를 모은 150여쪽 분량의 ‘사례연구를 통한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펴내기도 했다.
신세계아이앤씨(대표 권재석)의 경우 △고객만족 △협력회사 존중 △주주중시 △사회봉사 △취약지점 관리활동 강화라는 ‘윤리경영 5대 중점 추진 전략’을 통해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장을 위원장으로 각 사업부 임원이 위원으로 참석하는 윤리경영추진위원회 아래 윤리경영실천사무국, 금품수수신고센터를 가동 중이다.
윤리경영실천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노규석 인사부장은 “금품수수(향응접대) 예방교육을 정례화하는 한편, 매달 ‘윤리경영 우수사원’을 선정해 가족 동반여행 경비와 하루 휴무를 제공하는 특전을 통해 윤리경영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가운데 윤리경영을 실천한 우수 협력업체 1곳을 선정, 전자사보에 소개함과 동시에 대금지불을 1개월 단축시켜주는 혜택도 제공키로 했다.
이외에 한진정보통신(대표 고원용)도 최고경영자의 강한 의중을 바탕으로 조만간 윤리강령을 수립·선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영기획팀 한철수 차장은 “연말까지 윤리강령 초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전사적인 내용 공유 활동을 거쳐 내년 초 윤리강령을 만들어 실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