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코리아` 깎아주기 사라진다

품질 앞세워 고가전략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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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최대 전자 양판점인 베스트바이에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려는 세계 가전업체들의 격돌장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50인치 DLP프로젝션 TV를 3999달러에 판매한다. 경쟁업체인 소니의 50인치 LCD프로젝션 TV는 이보다 700달러 낮은 3299달러. 삼성전자 제품이 소니보다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드럼세탁기인 트롬은 이곳에서 899달러부터 1299달러대에 판매된다. 경쟁사인 GE, 월풀, 메이텍 등과 동등한 가격대다.

 삼성전자 DM총괄의 최지성 부사장은 지난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이제 기술력이나 제품 품질, 브랜드력에서 일본업체에 뒤질 게 없다”며 “삼성전자의 프로젝션 TV가 미국 시장에서 소니보다 더 고가에 판매되고 제일 많은 판매실적을 올렸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수십년간 국내 전자업체들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지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국산 제품은 일본제품에 비해 최소 20∼30%의 낮은 가격대로 책정돼야 제품이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높은 가격을 받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디지털TV에서는 원천기술과 LCD, PDP 등 부품에서도 일본업체들을 앞지르고 있고 생활가전 제품도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에 따라 품질 경쟁력에서 월풀, GE 등과 어깨를 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홍콩 지역에 노트북을 수출하기 시작한 삼성전자의 경우 소니, 도시바 등 경쟁업체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려다 최고위층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저가로 수출할 바에야 아에 수출을 포기하라고 다그쳤다.

 삼성전자측은 “이제 중국지역은 더 이상 저가 제품을 수출하지 않는다”며 “애니콜로 시작된 고급 이미지를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시장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지난달 북미 지역에 처음으로 LG브랜드를 사용한 디지털 TV 제품을 수출하면서 일부 제품은 오히려 소니보다 높은 가격대를 책정했다.

 LG전자 DTV마케팅 박석원 상무는 “디지털 TV제품에서 독자적인 화질 개선 프로세서를 가진 기업은 LG전자,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에 국한될 정도로 국내업체들의 기술이 앞서가고 있다”며 “시간이 어느정도 소요되겠지만 충분히 북미시장에서도 고가정책이 통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MP3플레이어분야에서도 고가 정책이 발휘되고 있다. 레인콤은 자사의 MP3 CD플레이어를 아마존닷컴에서 최고가인 169달러에 판매중이다. 이는 파나소닉 제품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가격이며 거원도 자사의 MP3플레이어를 같은 용량대에서는 최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