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도록 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이 결과 두뇌의 사고와 기계를 결합시키는 작업이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기술을 발전시킬 경우 언젠가는 척수마비 환자들도 정상인이 손을 사용할 때처럼 생각만으로 기계나 도구를 작동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두뇌의 지시를 직접 근육에 전달함으로써 자신의 손발을 움직이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과학자나 군인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소형 로봇이 전장과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도록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노스캐럴라이나주 듀크대학 연구진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온라인 저널인 ‘과학공공박물관(PLoS)’에 발표한 실험 결과에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눈 앞의 로봇팔을 내뻗고 물건을 움켜쥐는 작업을 실행해 냈다고 밝혔다.
듀크대 신경공학센터의 공동 소장이자 신경생물학과 교수로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구엘 니콜렐리스 박사에 따르면 연구진은 10시간의 수술 끝에 2마리의 붉은털 원숭이의 뇌 일부 부위에 ‘마이크로와이어’라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은 탐침을 이식했다.
이후 원숭이는 비디오 스크린을 보면서 조이스틱을 이용해 건너편 방에 있는 50kg짜리 로봇 팔을 움직이는 방법을 학습하는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원숭이에게 신속히 조이스틱을 작동시켜 로봇 팔을 뻗고 물건을 움켜쥐는 방법과 로봇 팔의 쥐는 힘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조이스틱의 쥐는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학습시켰다. 그러자 탐침에 연결된 컴퓨터가 원숭이 뇌의 전기적 패턴을 추적해 ‘뻗어라(reach)’와 ‘붙잡아라(grasp)’와 같은 신호를 이해, 원숭이들의 마음을 읽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조이스틱의 접속이 끊긴 후 실시한 실험에서도 원숭이는 처음 조이스틱을 가볍게 흔들어 보다가 잠시 후 놀랍게도 로봇 팔을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니콜렐리스 박사는 전했다.
이번 연구에 정통한 내슈빌밴더빌트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존 카스 박사는 “앞으로 누구든 생각하는 즉시 컴퓨터나 로봇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마비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혜택을 약속해 준다”고 평가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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