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재신임 문제로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지만 증시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리더십 위기’라는 돌발성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재신임 의사를 밝힌 지난 10일 주가가 폭등한데 이어 13일에도 보합선을 유지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축소해 가고 있다. 재신임 사태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제한적이란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예상치 못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부분 단기 반영되는게 일반적”이라며 “한국 경제와 증시가 이미 세계화되어 있어 정치적 사건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국제적 역학 관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치 개혁, 개혁 입법, 사회적 현안 등을 연계해 재신임 투표를 진행할 경우 오히려 장기 호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 시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외국인 동향이다. 동부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통령 재신임과 국무위원 총사퇴 해프닝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과거 외국인 매매 패턴이 불확실성에 대해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3135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13일에도 16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은 이르다. 홍 부장은 “외국인의 입장에선 이번 대통령 재심임 문제가 단기적 불안정성보다는 장기적인 리더십의 안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지만 내수 부활의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리더십의 위기가 당분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지만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현시점에서 진짜 염려스러운 것은 정치적 파장이 혹여 경기 회복을 더욱 지체시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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