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제2도약시대` 선언 의미

기술력 우위 `자신감`

 10일 플래시메모리 사업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삼성의 ‘반도체 제2 도약시대’ 진입 선언은 주력 반도체사업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기존 성장동력인 메모리 D램 반도체가 한계점에 달한 만큼 이제 새로운 ‘캐시카우’인 플래시메모리 분야 공략을 공식 천명한 것이다.

 삼성이 이번에 “경기에 민감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D램을 보완해 삼성의 신성장엔진으로 플래시메모리를 선정,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비메모리 분야에 편중돼 있던 반도체사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플래시 메모리는 기존의 D램이 PC 등 특정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되는데 비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3D 동영상과 모바일 외에도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메모리카드, USB메모리, MP3 등 직접 소비재로 사용돼 디지털제품의 혁신을 동반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크게 데이터저장형인 난드(NAND)형과 코드저장형인 노어(NOR)형으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난드형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현재 세계 1위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65%로 플래시메모리의 원조격인 일본의 도시바(30%)를 크게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플래시메모리 전체 시장에서는 인텔(20%)에이어 12.2%의 점유율로 세계 2위에 올라있다. 3위는 ST마이크로로 9.1%이고 4, 5위는 도시바(8.8%)와 AMD(7.6%)다.

 이같은 플래시메모리 분야의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삼성은 340억달러 규모의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3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회의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황창규 사장도 “전 세계 메모리 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삼성은 올 해에도 지난해 보다 매출이나 이익에서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도에는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확고한 세계 1위를 달성해내겠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경쟁사들과 최대 3세대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기술 경쟁력 우위에서 비롯된다.

 삼성은 지난 99년 256메가 난드플래시메모리를 개발한 이후 2000년 12메가를 만들어냈고 2001년에는 1기가, 작년에는 2기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70나노 4기가 난드형 플래시메모리 개발을 발표했다.

 이같은 개발 속도가 이어질 경우 삼성은 가까운 미래에 256메가보다 100만배 이상의 집적도를 가진 반도체 개발을 통해 손톱크기 만한 반도체칩에 미국 의회도서관 자료를 모두 담을 수 있는 꿈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난드형 플래시메모리 시장규모는 23억6000만달러로 2001년 13억5000만달러에 비해 75%나 성장했으며 올해는 30억달러, 오는 2007년에는 160억달러 규모로 4년만에 5.3배 가량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난드형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88%, 노어형은 62%로 플래시메모리 평균 성장률도 7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 경쟁력과 함께 삼성이 플래시메모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한 이유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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