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분야 산·학·관·연 전문가 모임인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박기순)’ 9월 월례 조찬 토론회가 30일 서울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렸다.
‘세계 RFID산업 동향과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학계 및 산업계·관련부처의 전문가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근호 한국산업대 전자공학과 겸임교수(R&BD 대표)가 ‘미국 RFID산업 동향과 국내산업 육성을 위한 제언’에 대해, 이석희 LG히다찌 산사업추진팀 차장이 ‘마이크로 RFID(μ-chip·뮤칩) 및 일본 동향의 소개’에 관해, 그리고 김동석 정통부 주파수과 사무관이 ‘u센서 네트워크 구축 기본방향’에 대해 각각 기조발표를 했다. 이른바 ‘전자태그’라 불리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등을 비롯해 ‘유비쿼터스(u) 센서 네트워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이날 모임의 주제발표와 자유토론 가운데 주요내용을 요약·정리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미국 RFID산업 동향과 국내산업 육성을 위한 제언
-이근호 한국산업대 전자공학과 겸임교수(R&BD 대표)
인터넷 이후 유비쿼터스, 즉 컨버전스 테크놀러지의 가장 큰 핵심은 RFID다.
관련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내년이면 태그와 리더에 대한 ISO 표준이 확정될 예정이다. 태그의 가격 역시 오는 2005년께면 대당 20센트까지 떨어져 시장확산의 촉매제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V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RFID 시장규모는 9억6000만달러이나, 이중 한국시장 비율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같은 시장규모는 오는 2007년이면 30억달러 수준으로 급성장이 기대돼 이에 대한 국내 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내년부터 ‘EAN-UCC’를 ‘GS1(global standard #1)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ebXML이나 로제타넷 등 국제 전자상거래 관련 표준화를 주도하려 하고있다. 이를 위해 질레트, 월마트 등 생활·유통업체는 물론 IBM, 인텔 등 IT업체들도 앞다퉈 자신들의 비즈니스 활동에 실질적인 RFID 적용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국내 RFID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UHF 대역의 중요성에 따른 전파 재할당 등 주파수 정책이 재정비돼야한다. 또 국내환경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개발 등 RFID 활용의 다양한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u-센서 네트워크 구축 기본방향’
-김동석 정통부 주파수과 사무관
국가차원에서 추진중인 광대역통합망(BcN)의 모세혈관은 ‘u(유비쿼터스)-센서 네트워크’며 그 종단에는 ‘UWB 센서 RFID’가 있다고 생각한다.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국제표준화에 공동 대처하고, 국내 주파수 사용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연구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오는 2007년까지 총 381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RFID는 그 특성상 정부의 주파수 정책에 관련 산업의 사활이 걸려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존 135kHz, 13.56MHz, 2.45GHz의 RFID 주파수 대역을 국제표준 등을 고려해 860∼930MHz대역내에서 주파수를 추가할 방침이다.
특히 유비쿼터스 산업 발전에 방해가 되고 있는 소출력 부분의 엄격한 용도제한 등을 세분화된 용도로 통합조정, 다양한 무선기기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전파법 시행령의 개정도 고려중이다.
◇마이크로 RFID(μ-chip·뮤칩) 및 일본 동향의 소개
-이석희 LG히다찌 산사업추진팀 차장
일본 히타치에서 개발한 뮤칩은 일단 저렴하다. 1개당 10센트 이하이기 때문에 웬만한 개별 아이템에 모두 태그를 붙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칩내에 ID만을 담고 있고 관련 상세정보는 모두 백엔드에서 처리된다. 따라서 간편하고 안전성이 높다. 특히 손가락 지문의 골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아(0.4×0.4mm) 종이나 지폐에도 삽입(인베이딩)이 가능, 다양한 응용사례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내에서도 아직 RFID의 일반적인 적용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05년 아이치현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World Expo)의 입장권에 뮤칩의 내장이 예고돼 있어, 이를 계기로 활발한 사례발굴이 기대된다. 현재 신일본제철에서는 각종 철강제에 시범적으로 뮤칩을 부착하는 등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행중이다.
일본은 미국의 MIT 오토ID센터와 같은 ‘유비쿼터스 ID센터’를 지난 3월 설립해 히타치, 캐논, 샤프, NEC 등 50여개 자국 기업들을 대거 참여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가전업체를 중심으로 ‘상품정보 무선 프로젝트’가 추진중에 있다. 점차 환경을 중시하는 순환형 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해 가전제품에 RFID를 삽입, 제조에서 회수까지의 정보를 일원화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에는 마쓰시타, 도시바, 산요, JVC, 소니 등 가전업체를 비롯해 일본 냉동공조공업회, 가전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공공단체도 소속돼 있다.
◆질의 응답
△강문석(LG텔레콤 부사장)=모바일 비즈니스가 RFID기술과 연계돼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근호=RFID를 이용한 모든 응용 비즈니스는 대부분 모바일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예컨대 화물정보의 실시간 전송과 위치추적은 모두 이동통신을 이용해 가능하다.
△박기순(아라리온 대표·미래모임 회장)=RFID는 그 활용 못지않게 사생활 보호나 업체·국가의 기밀 유출 등 부정적 악용도 우려된다. 대안은 있는가.
△이석희=기본적으로 ‘운영의 묘’의 문제다. 이 부분에 있어 정부의 기민한 정책적 조율능력이 요구된다.
△이근호=기술적으로는 위치상황에 따라 정보를 차단하거나, 특정 유통단계를 지나갈 때 정보의 송수신을 막는 이른바 ‘프라이버시 어웨어 테크닉(Privacy Aware Tech)’이 개발중에 있다.
△서진구(코인텍 대표)=RFID의 특성상 발빠른 신산업 창출을 위해 전파관리를 담당하는 정통부 등 관련 부처의 발빠른 주파수 정책이 아쉽다.
△김동석=현재 900MHz 패시브 대역의 주파수 극대화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올연말 공청회를 거쳐 내년께 기술기준을 고시할 계획이다.
△박현제(주인네트 대표)=바코드와 같은 기존 유통수단을 RFID로 전환시 비용문제 등 저항 요인도 만만치 않다.
△이근호=효용의 문제로 풀어가야 한다. 즉 기존 모든 질서를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다. RFID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바코드와 혼용체제로 가다가 서서히 완전 대체가 이뤄질 것이다. 바코드 자체의 장점도 많다. 향후 진행될 BT나 NT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술적 컨버전스는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박영일(시스윌 회장)=산업자원부에서도 RFID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양부처간 조율은 이뤄지는가.
△김동석=유통 등 어플리케이션 개념에서 산자부 영역은 필요하다고 본다. 같은 맥락으로 행자부나, 복지부 등 타부처와의 역할분담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들 부처가 핵심기술 등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구체적 추진계획 등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하원규(전자통신연구원 IT정보센터장)=10년전 지금의 이동통신 전성시대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10년후 아니 5년후 RFID 등 유비쿼터스 시대의 개화를 위해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해 나아가야 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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