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중국 이라는 새로운 도전

 우리나라 휴대폰 사업의 진화 과정을 보면 반도체 다음으로 급성장해온 것 같다. 정말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렸고 뒤돌아 볼 시간도 없이 발전해왔던 것 같다. 가끔은 대니 밀러의 애기처럼 “성공했다는 사실이 바로 실패의 원인이 된다”는 말을 새삼스럽게 또 되새기게 된다. 얼마전부터 한국의 휴대폰업체들에게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중국 휴대폰업체들의 새로운 도전을 동시에 받게 되어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휴대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얘기지만 셀룰러폰이라는 기술과 시장은 미국의 AT&T가 이론을 정립해서, 상업화에는 모토로라가 제일 먼저 성공적으로 완성하여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첫 셀룰러폰의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뒤로 약 10여년간 모토로라 독주체제로 셀룰러폰 사업이 전개되었다. 그 후 소형·경량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금의 휴대폰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이었고, 소형·경량화에 경쟁력있는 일본 기업들이 모토로라의 독주체제와 동반하여 90년대 초반 아날로그방식의 휴대폰 시장에서 절대 불변이 가능할 것 같은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을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휴대폰의 기술이 디지털화되면서 시장 주도권의 변화는 크게 바뀌었고 궁극적으로 모토로라와 일본기업들이 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노키아와 한국 업체들이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업체가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게된 이면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도움이 매우 큰 공을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에 있어서 한국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신제품에 대한 욕구와 출시 후 하루도 안되어서 들려오는 개선해야 될 항목에 대한 많은 의견, 신세대 젊은이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제안들은 다음 모델의 개발과정에서 즉시 반영이 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고, 궁극적으로 한국 휴대폰 기업들의 경쟁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노키아의 본사인 핀란드의 소비자들도 한국 소비자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 또한 세계 최대의 휴대폰 기업인 노키아를 만드는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휴대폰 업체의 경쟁력의 흐름이 미국,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 처럼 보이고 있어 우리가 어떻게 이 과정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지에 대해서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많은 한국 업체들이 중국 기업과 합자해서 생산공장 이전하거나, 독자적으로 생산공장을 진출하기도 한다.

 이제 중국의 도전은 현실이 됐고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은 한국의 휴대폰 사업에 있어 원천적인 힘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져갈지에 대해서 모든 한국의 휴대폰업체들이 다같이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휴대폰 경쟁력의 원천은 ‘끊임없는 스피드’라고 믿는다. 휴대폰 사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스피드가 특히 한국에서 더 강력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 지속해나갈 수 있다면 휴대폰 사업에 있어서 한국의 경쟁력은 중국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슬기롭게 받아드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휴대폰 사업에 있어서 이 스피드는 휴대폰 업체 혼자 만의 힘이 아니고, 새로운 제품을 받아들이는 소비자들, 신규 부품을 개발하는 부품업체들, 그리고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해나가는 상품기획, 개발, 디자인, 생산기술, 제조 등 우리 경쟁력의 원천은 메비우스띠 처럼 끊임없이 연결되었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 중국에서 경쟁력을 찾아갈 수 있는 부분은 중국의 경쟁력을 잘 활용해서 우리가 전체적인 그 뫼비우스의 띠를 연결해 나갈 수 있다면, 한국 휴대폰업체의 경쟁력은 중국이라는 도전이 아니고 새로운 기회로서 계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어진다.

 한국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잘 받아들여왔고 잘 대응해왔다. 이제 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중국이라는 다크호스를 이제 우리가 다시한번 슬기롭게 대처하여 서로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과거 다른 국가 휴대폰 기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지않을까 생각하면서 또 한번 중국행 비행기를 타러간다.

◆이성규 팬택 사장 sklee@pan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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