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최상규 BSI그룹 회장

 최상규 BSI그룹 회장(56)은 반도체 유통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79년 전신인 북성교역을 설립한 이후 25년 가까이 반도체 유통 외길만 고집해 왔다. 초창기 같이 일했던 동료 대부분이 은퇴했지만 지금도 그는 현장을 고집하고 있다.

 “유통은 전자 산업의 인프라입니다. 원활한 부품 흐름이 연구 개발과 생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도체 디자인·설계 단계부터 생산, 개발과 양산 후 사후 서비스까지 제조와 유통업체가 긴밀히 협조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는 유통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면 전자 산업의 역사를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제조는 시장이나 상품 아이템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지만 유통은 비즈니스 특성상 굴곡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통분야에는 20년을 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최 회장은 특히 유통업계의 다른 경영자들과 달리 엔지니어 출신이라는데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 졸업후 대한전선에 잠시 몸담았지요.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시장이나 사람을 우선 순위에 두었습니다. 당장의 이익 보다는 시장에 보탬이 되는 쪽, 사람을 키우는 쪽에 치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명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지금도 업계에서는 BSI그룹의 전신인 ‘북성’을 ‘인재사관학교’로 부르고 있다. 북성 출신은 현재 전자업계 곳곳에 포진해 있으며 최 회장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BSI그룹의 탄탄한 실적도 최 회장의 이같은 인맥과 노하우가 한몫했다. BSI는 올해 싱가포르·홍콩 등 해외법인 매출을 포함해 작년보다 30% 상승한 9100만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BSI가 상장된다면 더 이상 미련이 없다”며 “유통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산업과 시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술과 상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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