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광산업 육성정책

 광산업이 정보의 고속·대용량화,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 시스템의 초소형화 등의 추세에 힘입어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광산업의 시장은 D램(120억달러)보다 10배 이상 큰 1600억달러 규모에 달하며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광산업 육성 1단계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0년부터 전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져 들면서 일부 광산업 분야(광통신)는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까지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2008년까지 2단계 사업을 조만간 확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 시점에 1단계의 육성 정책을 돌아보고 향후 추진될 2단계 사업의 방향에 대해 신중히 대처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는 광산업을 어느 특정지역의 특화산업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되며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확고하게 선정해 정부의 광산업 육성 의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광산업 육성 및 집적화 계획을 수립할 당시의 육성 의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일부 지엽적인 정책에 편승하고 타 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서 희석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자동차·반도체·의료·에너지 등 모든 산업분야의 기초가 되는 기간산업인 광산업을 타 산업과의 형평성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지원·육성한다는 것은 재원의 효율적 산업 배분 차원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둘째, 국내 광산업의 현실을 감안한 정부 및 유관기관의 육성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국내 광산업은 몇 개의 대기업을 제외한 90% 이상의 업체가 중소·벤처로 이제 막 신기술 개발을 마쳐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단계이다. 때문에 산업의 특성과 세계 시장과 국내기업의 현주소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판단에 좀 더 신중하게 대처하고 너무 조급하고 틀에 짜인 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현실을 반영한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산업에 있어서 기술이라는 계수가 최대 변수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광산업은 신속한 정보 파악과 빠른 시장 대응 및 마케팅 채널 확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최첨단 산업인만큼 제품 및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매우 짧아 급변하는 시장에 안정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제품 및 기술개발을 이끌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광산업체들도 현재의 불황과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구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해 사업을 영위해서는 안되고 불경기라는 이유로 지속적인 정부 및 유관기관의 지원만을 기다려서도 안된다. 불황을 기회로 삼아 중복 업체간 자발적 인수합병(M&A), 업체간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한 공동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 재도약의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물론 정부 및 관련 지원기관에서도 업체의 자발적인 자구 노력을 수수방관하지 말고 정책적 노력과 제반 인프라 업그레이드로 산업체를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광산업은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으로서 단기간 내에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산업이 아니며 중장기적이고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뤄졌을 때 꽃을 피울 수 있는 산업이다.

 정부차원의 중장기적 투자 정책을 기존의 산업과 차별화하고 광산업 육성기관 및 단체들 또한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산업체가 자구적인 노력을 성실히 추진해가야 한다. 이와함께 금융기관들이 안정적인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4박자가 이뤄져야 성공적인 광산업 육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정부와 광산업 육성 기관 및 단체들이 힘을 합쳐 2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간다면 오는 2008년 이후 한국 광산업은 세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올라서고 국민소득 2만달러 목표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전영복 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jyb2227@kapi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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