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단풍여행에 앞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철원 만한 곳이 있을까. 시원스럽게 펼쳐진 가을 들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철원으로 떠나는 여행은 늘 즐겁다.
추석을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 안개가 잦고 나무들의 잎사귀에는 초록빛이 차츰 사라지고 있다. 한낮이면 여전히 무더운 날씨를 보이지만 새벽녘이면 따뜻한 이불이 그리워질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기도 한다. 바로 가을이 다가온 것이다.
강원도 북서부의 철원은 그 어느 곳보다도 가을을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야를 가득 메운 넓은 들녘에는 조생종 벼들이 이삭을 가득 달고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 풍성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황금빛 물결은 도시를 떠나온 여행자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철원에는 드넓은 평야와 함께 고석정, 순담계곡, 철의삼각 전적지, 노동당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도시가 그리 크지 않아 길 닿는 데로 다녀도 무방하지만 나름의 코스를 짠다면 노동당사, 제2땅굴, 철의삼각 전적지 등을 중심으로 한 안보관광코스와 한탄강 코스로 구분할 수 있다.
포천에서 철원을 향해 달리다 철원 가까이 닿을 무렵, 승일교라는 철교를 건너면 철의삼각 전적관이다. 전적관은 철원 안보관광이 시작되는 기점으로 이곳에서 민통선 출입신고를 마쳐야 하기에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운집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전적관 뒤편으로 고석정이라는 한탄강 명소가 함께 마련돼 있어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고석정은 지난 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강가 중앙에 높이 10m 정도의 거대한 기암이 이채롭다. 조선조 초기 임꺽정이 이곳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했다고 한다. 전적관 뒤편으로 임꺽정 동상이 세워져 있다.
민통선 출입신고를 끝낸 사람들은 군인이 안내하는 호송차량을 따라 관광길에 나선다. 자신의 자가용을 타고 선두차량을 따라가면 되는 셈이다.
견학코스는 전적관을 출발해 제2땅굴, 철의삼각 전망대, 월정리역 등을 돌아오는데 노동당사나 도피안사 등은 개별적으로 관람 가능하다.
철의삼각지란 강원도 평강을 정점으로 철원과 김화를 잇는 한국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멈춰선 철마, 폭격에 부서진 건물 잔해 등을 보면 당시의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철의삼각 전망대에 오르면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철책이 놓여 있고 철책 너머로 우거진 숲이 펼쳐진다. 바로 북녘이다. 200여대의 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전망대에는 비무장지대(DMZ)를 비롯해 이북의 평강고원과 선전마을, 김일성고지(고암산), 피의 능선 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 주차장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월정리역사가 남아 있다.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의 최북단 종착역인 월정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입간판과 부서진 열차 등에서 그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
한편 한탄강에서는 가을 단풍이 끝날 무렵까지 래프팅이 계속된다. 깎아지른 협곡과 기암괴석 사이를 보트에 의지해 헤쳐나가는 기분은 상쾌하다. 강가에서 보는 가을 풍경은 색 다른 느낌을 전해주기도 한다. 특히 순담계곡은 래프팅 장소로도 유명하다. 코스는 크게 세 종류. 직탕 폭포∼승일교 코스(2시간 30분), 승일교∼순담계곡 코스(1시간50분), 순담계곡∼군탄교(2시간30분) 코스 등이 있다. 비용은 2만원부터 다양하다.
<글·사진=전기환 여행작가>
▲찾아가는 길=의정부에서 43번 국도를 이용해 문혜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다음, 사거리에서 또 한 번 좌회전한다. 463번 지방도로를 따라 승일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고석정 종합주차장이 나타난다. 순담계곡, 직탕폭포 등도 고석정에서 그리 멀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수유리에서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철의삼각 전적관 견학문의 (033)455-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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