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수거하지 않습니다. 그냥 받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싼 물건이라도 그에 알맞는 적정한 가격을 책정한 후 돈 주고 사옵니다.”
국내 중고품 유통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신개념 중고품 전문점 하드오프의 문대왕 사장(35). 그가 말하는 중고품 유통사업의 제1원칙은 중고품을 공짜로 모아서 재판매하지는 않겠다는 것, 즉 ‘돈주고 사오겠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 사이에는 여전히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새 시장이 침체되고 소비자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 중고물품을 취급하는 사업자들의 책임이 큽니다.” 문 사장은 중고 시장 활성화와 문제점부터 얘기를 꺼냈다.
지난 95년 이후 중고품 재활용 및 물물교환 등 일명 ’아나바다 시장’이 계속 커왔으나 최근 2∼3년 전부터 다시 침체되고 있으며 그 책임은 일반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사업자들에게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중고품 재활용 사업자들은 원하는 물건만을 선별적으로 유상 수거하고 중고품 수거 가격도 사업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물건이 제값을 받았는지 알 수 없고 중고품 시장은 거래가 잘되는 몇몇 인기품목을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커왔다.
이에 대해 문사장은 “말짱한 물건을 찾는 사람이 없다고 수거하지 않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중고시장에 내놓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며 “어떤 물건이라도 중고매장에서 수거할 수 있고 최소한의 가치와 교환 대상으로 삼아야 시장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이는 문사장 자신이 국내 재활용센터 1호점 점주로 7년여 동안 중고품 재활용 사업을 해오면서 체험한 시장 개척자로서의 노하우에서 나온 것.
외면받기 시작한 재활용 사업의 돌파구를 찾던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상품을 원하고, 어떤 서비스를 원하며, 어떤 방법으로 중고품을 유통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결론은 기존의 중고품 유통 틀을 바꿔야 한다는 데 이르렀다.
“중고품 시장을 키우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중고물품이 나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쉽고, 편하게 중고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 다음에 중고품의 수리, 재포장 등 재활용 기술을 높이면 판로는 자연스럽게 열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드오프는 문사장의 이 같은 기준에 의해 소액의 물건이나 재활용 가치가 극히 낮은 중고품이라도 적정 가격의 보상을 원칙으로 한다. 매장에 팔려고 가지고 온 물건은 절대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
하드오프의 강점은 10만개에 이르는 중고가전 제품 데이터. 제조사와 연식, 사양 등을 기록한 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중고물품에 대해 가격을 매긴다. 이 기준에 의해 최소 몇백원 단위에서 수백만원대의 중고품 매입 가격이 산출된다.
마지막으로 문 사장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쓰지 않고 집에 쌓아두고 있거나 버리려는 물건이 있다면 일단 매매 상담부터 받아보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냥 버리려 하는 물건의 가치를 한번 알아보세요. 소액이라도 보상받는다면 이익 아닙니까.”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