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ㆍ소각 3000억으로 확대"
KT가 다시 ‘주주중시 경영 모멘텀’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16일 KT는 이사회를 통해 올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199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2004 사업년도에 주주들에게 지급하게될 주당 배당금을 올해에 비해 두배 이상 증액키로 했다.
KT의 이같은 이익 주주환원 결정은 올 초 SK텔레콤과의 주식 맞교환 지분 소각과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가 있은 뒤 8개월여 만에 다시 효력을 잇기 시작한 주주중시 경영정책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번 이사회의 결의는 최근 지속된 증시 상승국면에서도 철저히 소외되다시피 해온 통신주가 서서히 상승기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온 것으로 통신주의 ‘상승기력 되찾기’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호재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날 KT의 주가는 전날보다 3.07% 오른 4만 5350원으로 마감돼 지난 7월 21일 이후 근 두달만에 4만 5000원선을 다시 밟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결정이 가져올 일차적인 긍정적인 점은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늘어난 자사주 매입 및 배당금 규모로 꼽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당초 시장에선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주당 1200원 정도의 배당을 예상했는데 자사주 매입규모는 1000억원이 늘어났고 주당 배당금도 2000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로서는 대단히 만족할만한 수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큰 효과는 “통신주내 주주중시 정책의 선순환”에서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마무리된 SK텔레콤의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뒤 곧바로 나온 이번 KT의 조치는 양사가 서로 밀고 당기는 식으로 주주중시 경영 경쟁에 들어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KT, SK텔레콤의 긍정성은 곧 한국의 통신주에 대한 긍정적 투자시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를 시작으로 배당수익률이 통신주 최대의 투자 메리트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KT가 유선 통신주로서 성장 정체성에 막혀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이를 피해기 위한 가장 희망적인 탈출 전략은 배당수익률이며, 그 첫 발을 이날 이사회결의를 통해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KT는 이날 이사회 결의내용과 관련,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방법과 시기, 주당 배당금 규모 등은 추후 열릴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