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전자오락실에서 100엔(1000원)짜리 동전이 사라지고 있다. 동전 대신에 전자화폐인 IC카드가 등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전자오락실 업소 주인은 일일이 동전을 회수하지 않아도 되고 또 게임기에 동전이 막힐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며 IC카드 결제방식 오락기 등장에 따라 동전이 사라지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일본 전자오락실에 보급된 IC카드는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도시바엔지니어링과 다카라어뮤즈먼트가 함께 개발한 후불제 ‘ATO시스템’. 일본 지바현, 효고현 등을 중심으로 이 시스템을 채택하는 오락실이 늘고 있다. 오락실 고객은 주인에게 ATO카드를 받아 게임기의 카드리더에 카드를 갖다대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이 끝나면 사용 금액만큼 주인에게 셈을 치루면 된다. 어린이 ATO카드에는 이용 상한선 1000엔이 설정돼 부모도 안심할 수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도 유명한 세가는 선불제를 내세우며 소니가 개발한 충전방식의 IC카드인 전자화폐 ‘에디(Edy)’를 활용한다. 소니의 에디는 요금충전기에서 돈을 충전해 가맹점에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어 최근 일본의 외식업체나 소매점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세가는 12월부터는 에디를 채택한 게임기 출하를 크게 늘려 일거에 보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주고객인 10대 인구가 줄어들어 고전해 온 일본 전자오락실은 최근 점포의 대형화을 통해 경영을 효율화하고 가족 이용객과 여성층을 공략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의 전자오락실용 게임기 시장규모는 7600억엔(7조 6000억원)으로 6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서며 오락실 주인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IC카드에 의한 동전 없애기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더 많은 게임을 즐기도록 하기 위한 관련업계의 전략’이라고 아사히신문은 풀이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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