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대기업 진출 허용해야"

 지상파 방송 3사의 독과점 해소를 위해 신규 지상파 방송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하거나 방송 보도전문 채널에 대한 신문사와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등 제2기 방송위원회의 정책방향과는 정면 배치되는 연구결과가 나와 일대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방송위(위원장 노성대)가 서울대 기업경쟁력연구센터에 의뢰해 최근 마련한 ‘방송매체의 소유제한 및 경쟁정책 연구’ 보고서는 국내 방송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상파 방송 3사의 독과점으로 규정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신규 지상파 방송과 방송 보도전문 채널에 대한 대기업 참여 허용, 케이블TV의 수직적 결합 제한 철폐와 수평적 결합 규제 완화 등 뉴미디어의 경쟁력 향상 정책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주장은 최근의 방송산업 조류를 반영한 현실적인 대안이나 기존 방송계의 시각과는 정면 배치돼 향후 뜨거운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관측됐다.

 경제학자와 신문·방송학자, 방송실무 전문가들은 지난 3월부터 6개월에 걸쳐 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서울대 김선구·류근관·이상승 교수(경제학부), 한동대 김재홍 교수(경영경제학부), 성공회대 조은기 교수(신문방송학과) 등 5명의 교수가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는 현행 방송사 소유 규제가 지상파 방송사의 시장 지배력을 최소화하지 못했으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방송산업의 균형 발전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수도권을 방송권역으로 포함하는 신규 지상파 민영 방송사를 추가로 허용해 경쟁 체제를 갖추고 이에 대한 대기업 진입 허용과 iTV의 방송권역 전국 확대를 제안했다.

 보고서는 ‘자본에 의한 여론 장악’ 우려에 대해 기존 지상파라면 모를까 신규방송은 이러한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밝혔으며 iTV의 방송권역 전국 확대도 적정 수준의 출연금 징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한 지상파 방송의 여론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MBN·한국경제TV 등 경제 전문 채널의 종합보도 채널 전환을 허용하고, 신문사의 방송 보도 채널 겸영을 허용하거나 대기업의 방송보도 전문채널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케이블TV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수직적 결합(MSP) 제한과 MSO 사업구역 제한(20%) 등의 법 조항을 삭제해 수직적 결합과 수평적 결합을 대폭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이상승 교수는 “국내 방송 산업이 균형 발전하려면 지상파 방송사 독과점에 대한 규제보다는 시장 지배력의 원천을 시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대해 규제를 최대한 완화해 지상파 방송사와 동등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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