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번호, 개인정보 유출 `주범`

사이버 범죄 도용 사례 급증…제도적 보완 필요

 국민들이 각종 문서에 흔히 사용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개인정보 노출의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최근 제출한 ‘인터넷의 일상화와 개인정보보호’ 연구보고서(연구담당자 조동기, 김성우 연구원)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에서도 각종 사이트 회원가입에 동일하게 사용되면서 다른 개인정보와 함께 누출,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는 거의 모든 행정정보와 통장 개설, 신용카드 발급, 기타시설 회원가입 등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 회원가입시까지 다양한 개인정보와 함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토록 요구하는 것은 정보도용의 위험성을 가중시키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사이버범죄는 날이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 집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발생한 사이버범죄 중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사례가 5182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49건에 비해 6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침해센터의 1분기 개인정보 침해 접수현황에서도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 타인의 개인정보를 훼손·침해·도용한 경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정보주체 및 수집기관의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 저조 △사적 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통제나 감시의 상대적 취약 △급속한 정보화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 제도의 미정착 △사회적 연줄망을 통한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 △PC 공동이용 환경의 확산과 유료 콘텐츠 서비스의 활성화 등의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를 담당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한국연구실의 조동기 박사는 “주민등록번호는 그 자체로 생년월일, 성별, 출신지역 등의 정보를 보여주고 분산적으로 존재하는 많은 개인정보의 통합을 위한 기준 변수가 되기 때문에 정보통신망을 통한 개인정보의 연결 및 데이터베이스간 교차 참조가 쉽게 이뤄지도록 하는 맹점이 있다”며 “주민등록번호가 신분확인에 편리하긴 하지만 다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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