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국가 브랜드와 네티즌

 임종남 ㈔인천정보통신협회회장

 브랜드 시대라는 말이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 주변은 온통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한경쟁의 글로벌 경제체제에서는 강한 브랜드만이 국제 경쟁력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실태는 어떠한가?

 외국 브랜드와 한국 브랜드는 아직까지 비교하기 조차 부끄러운 실정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기관인 인터브랜드의 2001년 세계 100대 브랜드 평가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64억 달러(8조 9000억원)로 42위에 올라 있다. 2000년에 비해 22%나 브랜드가치가 상승했지만 1위인 코카콜라(689억 달러)와 비교하면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100대 브랜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2위) IBM(3위) 등 62개를 차지했으며 일본은 도요타(14위) 등 7개, 독일 7개, 영국은 6개가 포함됐다.

 이런 현실적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 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즉 ‘코리아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 이미지는 그 나라 기업들의 간판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국가경영전략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이미지로 ‘올림픽’이나 ‘경제발전’을 꼽은 사람의 70%가 한국 제품을 구입한 반면 ‘한국전쟁’ 등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55%에 불과했다. 한국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일수록 한국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탈리아가 ‘메이드 인 이탤리(Made in Italy)’라는 행사를 통해 이탈리아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만이 저가 및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 상품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만 제품의 이미지 강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직 대통령과 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후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외국 TV광고 매체에 광고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광고로 인한 실질적인 국가 이미지 상승 효과는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지속적으로 하기에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 월드컵을 개최했듯이 세계적인 행사들을 유치하는 것은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지만 이 역시 매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런 행사들을 유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한국의 제품은 우수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IT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바로 2400만명이 넘는 인터넷 인구, 세계 1위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국경 없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 따라서 잘 갖춰진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2400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한국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국가 홍보대사가 된다면 비용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뿐만 아니라 ‘비용대비 고효율’이라는 덤까지 얻을 수 있다.

 지금의 네티즌의 분포는 초, 중, 고, 대학생 및 일반인까지 층이 아주 다양하다. 이들을 잘 활용하면 전 세계 사회 전반에 한국을 폭넓게 알릴 수 있다. 외국인과 교류에 있어서 언어가 가장 문제인데 이 또한 현재의 IT 기술로 개발된 자동 번역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어느 정도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한국 네티즌들은 외국인들과 자료 교환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상에서 만난 여러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심어준다면 한국 국가 브랜드의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은 분명하다.

 브랜드 인지도를 1% 포인트 올리는 데 광고비용만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투입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나 사회가 약간의 관심을 갖고 네티즌들 각자가 한국의 홍보대사가 되어 작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러한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lim@lni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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