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하반기 컴퓨팅 뉴트렌드]토종솔루션의 반격

 

외국계 IT기업들에게 안방(시장)을 내줬던 토종 소프트웨어(SW) 업계가 대반격을 시작했다.

 국산 SW는 그동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용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소규모로 공급했을 뿐, 시스템 및 개발용 SW와 같은 핵심 솔루션 분야에서는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따라서 외국계 IT업체들은 특별한 장애없이 국내 기업 정보화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을 전개해왔다.

 실제 오라클은 기업 정보화의 출발점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의 시장지배력을 등에 업고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애플리케이션 국내시장으로 수월하게 진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개인용 컴퓨팅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성을 쌓은 윈도를 앞세워 기업용 솔루션 시장으로 야심을 넓히고 있다. 한국IBM도 강력한 DBMS를 앞세워 그룹웨어, 시스템관리, 기업포털(EP) 등의 영역에서 입지를 쉽게 넓히고 있으며 SAP코리아가 국내 1위의 ERP 시장점유율을 도약대로 삼아 CRM, SCM, EP 분야로 진출하는 등 한국 IT시장을 자신들의 텃밭으로 일구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DBMS, 미들웨어, ERP,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EP 등 핵심 정보화 SW영역에서 대한 국산 SW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산 SW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영역이 다양해진 것이다.

 특히 DBMS분야에서 한국컴퓨터통신이 객체관계형 DBMS를 내세워 다수의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한 가운데 알티베이스가 금융권의 메인메모리형 DBMS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또한 티맥스데이타가 9월 이후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국산 DBMS 진영의 세력을 키워 한국오라클, 한국IBM,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사이베이스 등 외국업체들을 견제할 전망이다.

 기업의 업무가 웹 환경으로 옮겨지면서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는 미들웨어인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분야에서도 티맥스소프트가 BEA시스템즈코리아, 한국IBM 등이 독식해온 국내 시장구조를 바꿀 태세다. 티맥스소프트는 전자정부 프로젝트 11개 과제중에서 8개 과제에 자사의 WAS를 공급하고 600여개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 민간기업 시장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국산 ERP업계도 정부의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구축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전문업체들이 중소기업 중심의 박리다매형 영업에서 탈피해 각자의 전문성을 강화한 ERP 템플릿(프로그램서식)을 내세워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 고객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SAP코리아, 한국오라클 등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국산 ERP업체들은 고객밀착형 ERP 구축 및 사후관리서비스를 앞세워 패키지 형태의 ERP를 공급하는 외국 ERP업체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해가고 있다. 또 제조·전자·통신·제약 등 분야별로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을 확보함으로써 한국오라클, SAP코리아 등과 대등한 시장경쟁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DBMS, 미들웨어 등 시스템 SW 분야에서 국산의 위력이 강해짐에 따라 EAI, EP 등 차세대 정보시스템(웹서비스)를 구현할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도 국내업체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메타빌드,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아이브릿지, 미라콤아이앤씨, 한기술정보통신, 인포웨어 등 국내 EAI 전문업체등이 웹매소드, 팁코소프트웨어, 비트리아 등의 외국업체들과 어깨를 견주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지시스템, 케미스, 공영DBM 등을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IT플랫폼인 ‘닷넷(.NET)’을 통해 웹서비스형 e비즈니스 체계를 구축 및 서비스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SW업체들의 이같은 닷넷 기술력은 향후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로 진출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SCM, 리포팅툴, 지식관리시스템(KMS),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등의 분야에서 국산이 외산과의 경쟁에서 앞서는 성과들이 이어지는 등 국산 SW업체들의 거센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용 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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