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속셈은`

 하나로통신을 두고 LG와 SK측이 끝까지 자기주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LG와 SK 등 하나로통신 주요주주들은 이 회사의 자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타협하지 못했다. 결국 LG와 SK는 지난 8월5일 주총에 이어 또다시 오는 10월 21일 주총장에서 ‘결투’를 벌이게 됐다.

 양측이 이처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하나로통신의 위치에 따라 향후 사업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통신서비스 분야를 향후 주 수익원으로 키워낸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선 데이콤, LG텔레콤, 파워콤 등 현재의 통신 계열사만 갖고는 부족하다. 시내전화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이 중심이 돼, 지주회사 등 큰 그림을 그려야 통신업계의 터주대감인 KT 및 SK측과 한번 해볼만하다는 것이다.

 하나로통신이 ‘독자생존’의 길을 찾게되면 LG의 입맛대로 3강 형성은 불가능한 게 현실. 이 때문에 LG측은 어떠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외자유치를 부결시키겠다는 것이다.

 SK측의 입장은 하나로통신이 독자생존함으로써 여러가지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우선 하나로통신이 중소 사업자로 남아 KT를 견제해줄 수 있다. 게다가 LG측에 인수되지 않음에 따라 LG를 잠재적인 경쟁자를 ‘호랑이’로 만들지 않고 ‘고양이’ 수준으로 묶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유선부분에 대한 기회도 찾을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SK측이 하나로통신을 가져갈 수 있지 않겠냐”라는 시각도 내놨다.

 SK측은 유선시장 진출의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외자측이 3∼7년내에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고 통신시장에서 2강 논리가 굳어져 SK외에 대안이 없다는 여론이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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