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문화·기술적 배경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8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며, 1인당 차량운행이 연간 700시간을 넘는다. 차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당히 많은 편이고 이동전화 보급률이 높으며 무선인터넷서비스 이용도 활성화돼 있다.
따라서 지리정보의 수집·처리·유통·활용 등에서의 핵심기술 개발, 이동통신사의 위치기반서비스와 연계한 공간정보기술 등 관련 기술의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고 정부 내 관련 부처간 총괄조정기구를 설립해 체계적인 정책 수립 및 지원이 뒷받침되면 성공적인 산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성장동력 선정위원회’가 향후 10대 신성장동력으로 텔레매틱스산업을 꼽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가 텔레매틱스산업을 동북아 신국제분업 아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제시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90년대 말부터 텔레매틱스사업을 시작했으나 뚜렷한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대우드림넷이 사업을 철수했으며 포드와 퀄컴의 합작사인 윙캐스트도 1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 물러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2∼3년간 급진적인 수익창출보다 기존 주력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RPU 증대 및 기존 무선인터넷 플랫폼과의 시너지효과 등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현재 8만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트 드라이브는 국내 텔레매틱스시장에서 대표적인 사업모델이지만 교통정보 등 콘텐츠 확보 및 인프라 구축에 대한 비용, 정책·제도적 문제, 기술표준화, 시장 미성숙 등과 같은 난제로 인해 아직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텔레매틱스산업이 활성화되려면 현재 당면한 다양한 이슈의 해결을 위한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조율이 있어야 한다.
우선 교통 및 전자지도 정보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교통정보 수집의 경우 수집기관은 많으나 체계적·과학적 수집이 미흡하고 정보의 공유가 결여돼 종합적인 교통정보를 수집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중복수집 및 수집 사각지역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교통 마스터플랜으로 국가 주도로 교통정보 수집·분배·활용의 프로세스를 정립, 민간업체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관련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해 확산하는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수요 진작 및 이용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텔레매틱스 단말기 구입비 및 이용료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혜택과 안전운전 관련 교통서비스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서비스 양성화가 이뤄진다면 이용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안전운전서비스는 주행 중인 도로의 규정속도와 위험구간(낙석·안개·급커브·기타 사고다발지역)을 음성으로 미리 안내해 운전자의 안전주행을 보조해주는 서비스로 운전자의 안전운전 및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간 사전조율을 통해 서비스 양성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술표준화·호환성·정확성에 대한 이슈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 전자지도 구축방법 및 규격의 표준화·호환성, 지도 데이터의 정확성 검증, 지도경신 프로세스 체계화, 텔레매틱스용 이미지 포맷 개발 등 관련 OS 및 애플리케이션 규격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서비스 개발과 이용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안승윤 SK텔레콤 포털사업본부장 seungahn@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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