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배럿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8일 3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아시아 국가 순회방문중 하나라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세계 주식시장에서 IT기업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만큼 한국과 세계 IT시장의 회복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앞서 대만과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무선인터넷시스템 연구개발(R&D)센터 설립과 후공정 공장 확장을 발표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보따리를 풀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텔 CEO의 방문이 곧바로 한국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대만의 경우 이미 R&D센터 설립에 대한 계획이 현지 정부와 관련업계에 전달됐고 이에 앞서 일본도 메모리업체 엘피다를 주축으로 인텔의 투자유치를 끌어내기 위해 다년간의 조직적인 노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업계와 정부가 일사분란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해 인텔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 정부가 추진중인 서울 상암동 IT연구개발단지 R&D센터 유치나 오창·오송 등지의 후공정 공장 설립 등은 아직도 너무 초기단계인 데다 인텔의 한국내 비즈니스 방향이나 투자계획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텔은 지난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시 인텔 CEO와의 회동이 아주 기초단계에 머물렀던 것도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고객의 필요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같은 맥락에서 업계 안팎에서 삼성의 역할론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이 세계 2위의 반도체기업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휴대폰·디지털TV·포스트PC 등 다양한 IT분야에서 인텔과 가장 많은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실마리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정부가 나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텔 등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얻어가고자 하는 부문, 즉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어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것이다. 인텔 CEO의 보따리를 풀어낼 우리 정부의 협상력과 업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해본다.
<디지털산업부·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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