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도전한다]이매직

 ‘벼랑끝 전술은 통했다.’

 온라인게임서비스를 중단했다 다시 오픈해 성공을 거두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게임회사가 있다. 게임개발업체 이매직(대표 양재현)이 바로 주인공.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3D 온라인게임 ‘세피로스’를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12월 다시 오픈, 인기 게임으로 등극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매직은 지난 2000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및 석박사 출신이 만든 게임개발회사. 이 회사는 대규모 사용자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분산 게임서버 ‘판게아’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3D 온라인게임 ‘세피로스’를 3년 동안이나 개발해 왔다.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개발해 온 게임을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한번 서비스 중단은 영원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중단하기까지 회사의 고민과 주위의 우려가 컸지만 이매직은 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욕심은 더욱 컸다.

 ‘세피로스’는 ‘재오픈한 게임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우려를 떨쳐버리고 지난해 12월 ‘세피로스’를 재오픈해 현재 동시접속자수 1만5000명을 기록중이다. 온라인게임 유저 특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세피로스’는 서비스 중단 6개월 만에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 이 회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인 ‘판게아’도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이 게임은 역대 온라인게임 시장 중 가장 치열했다는 올 여름 시장에서도 ‘리니지2’와 ‘A3’ ‘탄트라’와 함께 인기 오픈베타 서비스 게임으로 꼽히는 등 유료화 전망도 밝다.

 ‘세피로스’의 부활의 노래는 여기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최대 메신저 서비스 회사 텐센트테크놀로지와 계약금 60만달러, 러닝로열티 매출의 30%를 받고 수출한 데 이어 대만, 홍콩에도 온라인게임 서비스회사 마야온라인을 통해 비슷한 조건으로 게임을 수출, 오픈베타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매직은 올해 안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 3국 모두 게임 유료 서비스에 돌입, 중화권에 불고 있는 한국 온라인게임 열풍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인터뷰>-이매직 양재헌 사장

 “게임을 재오픈 하던 날, 6개월의 공백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던지요. 마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가수의 심정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극약처방이 옳았습니다.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도 남부럽지 않은 게임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수출도 잘 되고 있으니까요. 차기작에 신경쓸 마음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양재현 이매직 사장(40)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활력이 넘쳐났다. 서비스를 중단하고 다시 게임개발에 착수했던 지난 6개월의 긴장감이 컸기에 재오픈한 세피로스의 선전이 더욱 값지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양 사장은 게임업계에 드문 교수 출신 사장이다. KAIST 전산학과 조교수직을 버리고 게임업계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 평소에 게임에 관심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전문분야였던 분산서버기술을 온라인게임에 제대로 이용할 경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이매직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회사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온라인게임은 게임이라는 제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게임개발도 ‘서비스’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지요.”

 2000년 회사설립 후 온라인게임 개발에만 매진한 결과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올 3월 ‘세피로스’가 중국에 수출되면서 받은 계약금 50만달러가 회사설립 3년 만의 첫 매출이었다”고 빙긋이 웃는 양 사장은 “게임개발이 성공적인 만큼 올해말까지 5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으며 9월부터는 차기작 개발에도 들어갈 예정”이라고 회사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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