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삼보 시제품 내달 첫선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HP, IBM 등 주요 PC업체들이 세계 PC업체들로부터 미온적인 반응을 받아왔던 AMD의 64비트 PC용 ‘AMD 애슬론64’ 프로세서(CPU)를 채택한 PC를 내달중 거의 동시에 일제히 출시한다.
이는 AMD의 CPU를 내장한 64비트 PC가 인텔보다 먼저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어서 향후 PC시장 구도 전개를 둘러싸고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AMD는 64비트 PC용 CPU개발계획이 없는 인텔과 달리 ‘애슬론64’ 개발을 끝내고 내달 하순께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출시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음달 25일 국내에서 열리는 AMD의 ‘애슬론64’ 프로세서 출시행사에 맞춰 64비트 PC 시제품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64비트 PC를 상용화하기 위해 AMD와 함께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며 다음달 AMD 애슬론64 프로세서 출시 이후 국내외 시장반응을 보고 양산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삼보컴퓨터의 고위 관계자도 “AMD 출시행사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고 연내 양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 역시 현재 AMD와 공동으로 64비트 PC를 개발중이며 늦어도 올해안에 64비트 PC기종을 시장에 출시해 하이엔드 PC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와 IBM도 내달 23일 미국의 애슬론64 출시일에 맞춰 64비트 PC를 함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AMD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 업체가 지금까지의 회의적인 태도를 바꿔 64비트 PC를 내놓기로 한 것에 대해 AMD의 한 관계자는 “인텔이 하이퍼스레딩 기술 등을 통해 32비트 CPU의 속도와 성능을 개선하더라도 3D 등 멀티미디어환경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64비트 PC의 표준규격은 1600㎒ 시스템버스에 1Gb DDR 메모리, 120Gb HDD 등 기존 32비트 PC보다 한차원 높게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이 PC용 CPU는 기존 32비트에 기반해 속도나 모바일기능 등을 업그레이드하며 64비트 CPU는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으로만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64비트 PC시장이 기대대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진, 그래픽, 게임전문가들 사이에 64비트 PC로 바꾸려는 대기수요가 감지될 정도로 마니아층의 관심도가 높고 연말께 AMD의 애슬론64를 지원하는 윈도XP 64비트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내년도 64비트 PC 시장전망은 밝다”고 평가했다.
AMD 관계자도 “그동안 미온적이던 세계 PC업체들이 애슬론64를 채택한 PC를 내놓는 데 동참하고 있다”며 “이는 멀티미디어와 고속 3D게임 개발자 등 PC로 64비트급 성능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