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25일자)에선 인터넷 이후 미래의 IT시장을 이끌 4대 기술로 플라스틱 가전, 유틸리티 컴퓨팅(주문형 이비즈니스), 생체공학, 센서 네트워크를 꼽았다. 플라스틱 가전은 현재의 반도체와 LCD를 몰아낼 차세대 물질로, 유틸리티 컴퓨팅은 단순한 컴퓨터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인터넷에 이은 제3의 컴퓨터 혁명으로, 생체공학은 인조인간과 같은 새로운 생체제조기술로 각각 주목받고 있다. 또 센서 네트워크는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IT기술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센서 네트워크는 모래알만한 센서 컴퓨터를 곳곳에 설치해 날씨나 기업에서 생산, 유통, 재고 등의 정보를 얻는 것이다. 작은 반도체칩과 안테나, 신호인식 리더 등으로 이뤄진 전자태그(RFID)와 같은 개념이다.
현재 인텔이 추진중인 ‘그레이트 덕 아일랜드’란 프로젝트는 센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일기예보에 속한다. 예를 들어 이동하는 수백개 바다제비 둥지에 네트워크가 연결된 소형 센서를 설치해 바다제비의 움직임을 통해 폭풍을 예고하는 식이다. 영국의 테스코, 미국의 월마트 등 몇몇 유통업체의 경우는 매장내 상품을 관리하기 위해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초보단계이지만 인간의 5감보다 더 우수한 성능의 센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다 무선네트워크화가 진행되고 있어 센서 네트워크는 또 한번의 IT혁명을 예고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현하는 중심수단으로도 센서 네트워크가 가장 먼저 꼽힌다.
이 센서 네트워크가 인터넷과 만나면 세상의 모든 곳을 지금의 몰래카메라보다 훨씬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조지 오웰의 소설‘1984년’의 주인공인 ‘빅브라더’가 출현할 수도 있고, 현대인이 추구하는 ‘편리함’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요즘 우리 사회가 전자주민카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의 도입을 놓고 정보화와 정보인권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윤재 논설위원 yj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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