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구경북 과기원法` 첨예 대립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가 오는 26일 법률안 청원심사소위를 갖고 특별법 제정을 통해 대구·경북지역에 과학기술연구원을 설립하자는 ‘대구경북 과학기술연구원 신설법안(이하 대경과기연법)’을 논의키로 함에 따라 이 법안을 놓고 여야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4월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경과기연법은 지역의 산업구조 개편과 이공계 인력 흡수를 위해 정부출연금과 지자체·대학·기업 등이 공동출자하는 방식으로 종합연구원을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이미 19개 출연연이 설립된 가운데 발생하는 기능의 중복, 특별법 제정에 의한 기존 추진체계 혼선, 지역 수요 불분명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반대의견과 지역의 경제위기 탈피와 산업구조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찬성의견이 민주당과 한나라당간 엇갈리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가운데 이 법안을 발의한 33명의 의원이 모두 대구·경북지역 출신(비례대표 제외)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법안에 대한 갈등이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측은 지역경제가 10여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이 산업규모에 비해 연구개발 기능이 취약하며 해당 지역의 이공계 졸업생을 흡수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대경과기연 설립에 강력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충청·전라지역에 모두 설치된 출연연이 경북지역에만 설치되지 않아 불균형이 야기된다는 점도 추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한나라당 간사인 권영세 의원은 “지방과학기술 진흥대책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과학기술 진흥과 발전의 거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전반적인 지역과학기술 발전계획에 따라 검토해야 하며, 특히 특별법을 제정해 과기연을 만들 경우 무분별한 출연연 설립의 전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정부예산이 들어가는 법 제정인 만큼 논의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임위를 통과할 경우 본회의 반대토론을 통해서라도 이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위 관계자는 “과기정위 과반수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워낙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데다 총선과 관련해 최대한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며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지역 기반에 따라 미묘한 입장차를 나타내고 있어 상임위 통과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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