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전자신문의 ‘우물속 IT강국’이라는 제하의 기자수첩을 보고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하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평소 느껴온 점을 잘 지적한 것 같아 몇자 적게 되었다.
우리 기업이나 정부의 인사들을 만나보면 한국이 대단한 IT강국이라며 상당히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바라보면 불행히도 그러한 착각과 현실 사이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우선 대부분의 경우 한국은 관심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 그리고 설혹 관심이 있다해도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이미지-대개는 부정적 이미지-혹은 어떤 이미지 자체의 부재로 인해 마케팅이나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흔하다.
한 예로 우리 회사 고객 중 하나인 모바일게임회사 역시 해외진출을 고려할 때 늘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을 생각할 뿐 한국은 제외한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한국시장의 규모가 유럽 전체보다도 크고 일본과 맞먹을 뿐만 아니라 같은 퀄컴의 브루를 사용하고 있어 가장 시너지가 큰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기업에서 작은 벤처기업까지 동일하게 한국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행히도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일반적인 국가 이미지가 ‘아직 별볼일 없는 경제국가’라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열변을 토하는 ‘IT강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이 대부분 정부조직이고 담당자가 우리나라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어서 해외에 나와 제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선진국, 중진국할 것 없이 실리콘밸리 기업을 상대로 한 국가 이미지 홍보에만도 현지 홍보회사를 고용해 투자하고 있는데 우리는 현지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인력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실리콘밸리 애널리스트가 한국은 영어로 된 통계자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불평을 토로한 적이 있다. 자료가 부족하니 신뢰성 있는 보고서를 쓰기 어렵고 결국 이는 한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경제규모나 인구의 크기에서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IT산업에서는 규모가 있고 경쟁력이 있으며 특히 미국 기업과의 연계가 크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주변에 설파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남유철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린시피아그룹 변호사 (yuchol@principia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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