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정보기술(IT)기업들이 대거 모바일 인터넷 기술인 와이파이(WiFi) 관련 시장에 참여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인텔과 T모바일,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초기 와이파이시장을 개척했던 벤처기업들이 퇴조하는 등 급속한 세대교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테크 제품들이 보급 초기단계를 지나 대중화될 때 벤처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에 혼란을 보이며 위기를 겪는 단절현상, 이른바 ‘캐즘(chasm)’ 현상이 최근 붐을 일으키는 와이파이 서비스·칩·네트워크 장비 등의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실을 소개했다. 인터실은 지난 99년 반도체회사 해리스로부터 독립한 후 초기 와이파이 칩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했으나 최근 인텔 등 반도체 거인들이 속속 와이파이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에서 처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인텔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개당 23달러)에 와이파이 칩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와이파이 칩 가격이 20달러선 아래로 폭락하자 인터실이 와이파이칩사업부를 경쟁업체에 매각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신문은 이처럼 IT분야 하이테크 제품들은 일부 마니아들만 상대하는 시장 초기단계에는 우수한 성능을 내세워 순항하지만 대중소비단계에 들어서면서 불티나게 팔릴 때 오히려 마케팅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위기를 맞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캐즘’ 이론을 주창한 제프리 무어에 따르면 최근 급팽창세를 보이는 와이파이시장에서도 ‘캐즘’의 희생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어, 와이파이시장 진입을 노리는 다른 IT대기업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와이파이서비스업체 가운데 이같은 캐즘의 대표적 희생자로는 최근 독일의 이동통신회사 T모바일에 인수된 모바일스타네트워크가, 네트워크장비업체로는 시스코시스템스에 인수된 에어로넷와이어리스커뮤니케이션스가 각각 꼽힌다. 또 링크시스 등의 벤처기업들도 모두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으나 마케팅 능력이 없어 최근 다른 업체에 인수·합병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반면 인텔과 T모바일, 시스코시스템스 등은 각각 와이파이시장의 대표주자를 인수·합병함으로써 시장진입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단숨에 와이파이 관련 분야를 주도하는 사업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AWSJ은 소개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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