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노텔 등 외산업체 맹공
국내 사설교환기(PBX)업체에 안방사수 비상령이 내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석권해온 PBX 시장에 시스코·노텔·어바이어 등 외산 업체들이 IP 기반의 PBX 제품을 내세워 공공·금융·기업시장을 맹렬하게 공략, 20% 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연간 1500억∼2000억원 규모의 PBX 시장을 장악, 아성을 구축했던 국내 업체와 시스코·노텔·알카텔 등 외국 업체간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이는 최근 기업환경이 IP 기반으로 변화하자 외국 업체들이 IP 기반의 PBX를 앞세워 국내 업체들이 안주해온 전통적인 안방시장을 파고들며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삼성생명·국민은행·부산교통공단·한국전력·한국IBM·LG필립스·엔씨소프트·KBS 등 금융·공공·외국계기업·일반기업 등 산업 전 부문에서 외산 업체의 IP 기반 PBX 솔루션을 잇달아 도입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시장사수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IP-PCXIAP’와 ‘IP-PCXIAPM’ 등 기존 아날로그 PBX와 IP PBX를 결합한 개념의 IP컨버전스 제품을 앞세워 외산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는 한편 기술흐름에 따라 완전IP(all IP) 기반의 제품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국내 기업고객들이 전통 PBX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어 IP 기반의 IPX 제품을 앞세운 외산 업체들의 공세가 위협적이지는 않다”면서도 “외산 업체가 콜센터용 PBX 시장에서 선전하고 또 앞으로의 시장흐름이 올IP화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 제품개발 계획을 수립해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IP PBX가 시장을 급격하게 잠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존 제품인 ‘RES’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IP컨버전스 제품인 ‘스타랙스NCS’을 앞세워 외국 업체의 공세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올IP 제품인 ‘LIK’의 개발을 완료,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시판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PBX 부문은 다른 시장과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개발을 주도하면서 시장을 석권, 외국 기업이 넘볼 수 없는 유일한 장비시장으로 남아있다”며 “오히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 자칫 PBX 시장은 물론 앞으로 TDX 시장까지 외국 기업들이 넘보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