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차세대 상품 발굴 급하다

 정보기술(IT) 수출이 지난달에 사상 최대치(48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는 소식이다. IT 무역흑자도 16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산업수출(155억4000만달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무역수지(6억7000만달러)는 타산업의 부족분을 메우고도 10억달러 가까이 남는다. 이는 달러약세에 따른 원화절상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IT가 우리나라 무역수지를 4개월 연속 흑자로 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일각에선 국내외 IT경기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일고 있다.

 IT는 ‘코리아’를 지탱하는 성장동력임에 틀림없다. 그중에서도 반도체와 이동전화단말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다. 부분품을 포함한 반도체와 이동전화단말기의 수출비중이 전체 IT수출의 56.5%에 달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IT수출비중이 10%를 상회하는 모니터도 지난달에 25.5% 증가, 노트북PC(25.5% 증가)와 함께 데스크톱PC 수출감소분(77.8%)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정부는 이러한 IT수출 증가에 대해 사스(SARS)의 소멸과 조업일수 증가,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하 및 감세정책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꼽았다. 일시적인 수출증가 이유로 충분하다. 여기에 D램 가격상승,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이동전화단말기의 교체수요 증가 등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우리나라가 D램 강국이 아니고, 북미지역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cdma20001x와 같은 차세대 제품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이러한 IT수출을 기대하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수출은 해외수요 동향과 제품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 물론 환율을 비롯한 유가, 노사문제 등 여러가지 변동요소가 있지만 기술, 품질, 마케팅 등이 근간을 이룬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이동전화단말기, 모니터, 그리고 차세대 디지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이들 제품의 국제적 비교우위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이들 IT제품을 제외하고는 해외시장에 내세울 만한 수출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소프트웨어다.

 참여정부 들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차세대 성장엔진의 하나로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그 환경은 취약한 게 사실이다. 불법소프트웨어가 사라지지 않는 구조에서부터 전문인력 양성기반 미흡, 연구개발 부족, 과당경쟁 등에 이르기까지 소프트웨어가 갖는 부가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IT수출의 미래를 결정할 기반기술 확보와 국제적인 비즈니스 활동 등에 이르면 걱정을 더해준다. 당장 하이닉스에 대한 미국·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부과가 향후 IT수출의 변수로 작용할 정도로 국제적인 대응력이 약하다. 중장기적으로는 마케팅과 국제표준 활동에 따라 우리나라 IT수출의 명암도 달라질 전망이다. IT라고 해서 극히 제한된 몇몇 제품과 기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수출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멀지 않아 그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반도체에서 이동통신단말기로 이어져온 IT수출이 명맥을 살리려면 디지털TV를 비롯한 디지털제품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함께 차세대 대표상품들을 잇따라 발굴 육성해야 하는게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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