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스타 세븐이 프리스톤테일에 빠져 밤을 새운다.’
‘세븐’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게 된다. 내용은 세븐이 프리스톤테일이라는 온라인게임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 뒤에 드는 의문은 당연히 ‘프리스톤테일이 어떤 게임인가?’이다. 그 후에도 연일 신문 지상에 스타들의 이름 옆에는 프리스톤테일이라는 게임이 따라붙는다. 대부분이 프리스톤테일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는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이용한 기사였다. 게임산업에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 홍보전을 시작으로 게임업계에서 스타 마케팅은 유행어가 되기 시작했다.
단기간에 유행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타 산업과는 달리 소비자와 직접적인 의사교환이 가능하고, 데이터 수치가 바로 나타나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프리스톤테일의 경우 스타 마케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일 신규가입자 1000명에 불과하던 것이 스타 마케팅 이후에는 3000명대로 급증했다. 스타마케팅이 기업의 미래가치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확보된 이상, 돌다리를 두드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뒤이어 많은 게임업체들이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은 스타 마케팅의 기본적인 전술, 스폰서십 계약 또는 광고 모델 기용 등으로, 스타가 가진 이미지를 이용해 기업(또는 상품)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좋은 이미지 형성, 브랜드 파워 형성, 구매의사 생성이라는 순환구조를 구축해 작게는 매출을 증대시키고 크게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세계적인 성공사례로는 나이키가 있다.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과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를 내세운 나이키는 상품의 매출은 물론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신적인 가치까지 훌륭히 소화해냈다. 한 때 여타 스포츠 브랜드에 밀려 기업의 존재까지 위태로웠던 나이키는 스포츠 스타를 이용한 스타 마케팅 기법으로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스타를 아예 퍼스널 브랜딩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보아가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 삼성경제연구소는 보아에 대한 색다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7세 소녀 보아의 잠재적인 경제가치가 1조원이라는 것이다. 2001년 일본에 진출한 보아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9000달러짜리 소형 승용차 88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수치다. 김희선이 중국에서 보아에 버금가는 브랜딩에 성공한 것이나, 이효리의 이름만으로 가치가 놓아지는 것도 브랜딩 효과다.
스타 마케팅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중요하다. 기업가가 스타 마케팅에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PI(President Identity)는 기업 CEO의 이미지를 브랜드화하는 개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 안철수가 이 범주에 속한다. CEO의 이름은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무엇이든 최고라는 이미지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스타 마케팅에도 결정적인 약점은 있다. 기업이 내세운 스타 또는 CEO의 이미지가 망가지면 기업(또는 상품)도 치명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폭발력이 강한 스타 마케팅의 또 다른 얼굴이다. 특히 자유로운 생활이 어울리는 스타의 경우, 스캔들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기업을 긴장하게 만든다. 기업의 광고 담당자들이 스타들의 소문과 진실에 대해 연예기자들보다 더 예민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아예 계약서에 스캔들에 관한 패널티 사항을 집어넣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스타 마케팅 기법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스타 마케팅의 파괴력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될 것이다. 스타를 닮고자 하는 대중들의 열망은 역사가 다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 틀림없다. 좋아하는 스타가 입는 옷을 입고, 스타가 하고 있는 게임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대중들은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변두섭 예당엔터테인먼트 사장 haotian@triglo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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