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본격적인 산업화를 하려고 나섰던 1960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79달러에 불과한 전형적인 최빈국이었다. 그로부터 40년 동안 빠르게 진행된 산업화는 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를 넘어섰고 세계 13위의 국민총생산(GDP) 규모를 창출하고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경제를 영위하게 되었으며 일부 산업분야에서는 국제적으로 주도적인 위치에 서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경제의 모습은 어떠한가. 대외경제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으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은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의 덫에서 8년째 빠져 나오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이는 다시말해 지금까지 우리가 추진해 왔던 성장전략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루 속히 새로운 변화와 돌파구를 찾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그냥 주저앉고 말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만 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 도전의 중심에 바로 새로운 성장동력의 창출과 발전전략이 놓여 있다.
세계 산업구조 속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세계 경제에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경제는 연속적이며 산업구조는 단기간에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은 현재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주력 기간산업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OECD 국가들이 개도국과의 무역에서 지난 수십년간 변함없이 가장 많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품목은 놀랍게도 일반 기계류다. 대표적인 전통산업분야이지만 선진국들이 끊임없이 신기술을 접목하고 제품을 차별화해 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신기술 산업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식기반 서비스분야도 중요하다. 서비스 자체의 부가가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고 서비스분야의 발전 없이 제조업의 발전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이미 경험한 바와 같다. 그래서 전통산업과 신산업, 제조업과 지식기반서비스산업간의 균형과 선순환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의 발전은 과거와 같이 자본을 싸게 들여오고 임금을 싸게 하는 방식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오직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쟁력을 높여 성장 잠재력으로 확충해 나갈 때에만 가능하다.
국가,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혁신주도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회 각 부문의 비능률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국가혁신 역량을 확충해야 한다.
그럼 국가혁신 역량은 어떻게 확충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인적자원의 확충과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기업의 ‘경제하려는 의지’, 즉 기업가 정신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규제를 완화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노사관계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써 외국의 기업·자본·인력·기술이 자유롭게 들어와서 우리 경제의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창출은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특정산업을 선정하고 지원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의 ‘혁신’ 의지를 결집하고 국민 모두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다시 한번 경제성장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담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 youngho5@moci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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