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정보문화를 만들자](21)부산 몰운대복지관 장애인정보화교육

‘장애인도 해낼 수 있다.’ 부산 다대포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다대5지구 임대아파트단지에 위치한 몰운대복지관. 복지관 1층에 자리잡은 중증장애인을 위한 정보화교육장에서는 파워포인트 교육이 열을 뿜고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 교육장에 들어서면 컴퓨터와 씨름하는 장애인들의 열기가 여름 무더위를 무색하게 한다.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적은 장애인들에게 컴퓨터교육을 통해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우고 있는 현장이다.

 

 ◇중증장애인 컴퓨터교육실=몰운대복지관의 장애인정보화교육장에서 처음 만난 조상래씨(30)는 소아마비로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지체장애인이다. 컴퓨터 키보드를 한번 쳐봐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부자유스런 전신을 움직이면서 컴퓨터를 조작해보였다.

 조씨는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며 “파워포인트를 배워 다니는 교회의 자료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그는 컴퓨터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씨의 더듬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자에게, 안내를 맡은 이승석 사회복지사는 “조씨는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전국 장애인정보검색대회의 본선에 진출했을 정도로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자랑한다”면서 “포토숍까지 마스터하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설명해주었다.

 지난 99년부터 몰운대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 조씨는 손 움직임이 부자유스럽기 때문에 마우스를 더블클릭하는 조작에서조차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열심히 컴퓨터교육을 이수한 결과 지금은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할 수 있을 정도이며 정상인 못지않은 컴퓨터 실력을 자랑한다.

 조씨 옆자리에서는 경증 지체장애인인 강진환씨(71)가 파워포인터를 배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컴퓨터에 재미를 느끼면서 ‘열성적인’ 학생이 됐다고 말한다.

 “컴퓨터교육을 통해 새로운 용어를 알 수 있고 시간을 보람있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사하구청이 주최한 인터넷검색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한 강씨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사이버공간에서 대화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얘기하며 “앞으로 계속 컴퓨터를 배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복지관 강사분들이 친절하게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부여=몰운대복지관 정보화교육 1기 수료생인 이석만씨는 현재 보조강사로 3년 동안 장애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다. 그 역시 중증장애인으로 장애인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컴퓨터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특히 손이 부자유스럽거나 나이가 많은 장애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씨는 “가르치는 것 보다 배우는 것이 더 재미있지만 강의를 하면서 함께 배운다”며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일에 뿌듯함을 느낀다”는 말로 현재 맡은 일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그가 가르친 한 교육생이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획득한 데 자신감을 얻어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도전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복지관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교육기간이 길고 중도에 탈락하는 비율이 많은 편”이라며 “몰운대복지관은 강사와 복지사가 분리 운영돼 같은 장애인이 강사로 활동함으로써 장애인인 수강생들에게 친절하고 강사와 수강생간에 벽이 없는 자연스런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몰운대복지관은 장애인들에게 교육과정과 시간을 엄격히 통제하지 않는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나 시간관념이 다소 희박한 장애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복지관측의 설명이다.

 그래서 이곳은 다른 교육과정이 진행되는 시간이라도 빈자리가 있으면 장애인들이 스스로 컴퓨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주로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이 지역 장애인들이 지식정보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하면서 재활의지를 가질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몰운대복지관은 장애인 정보화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북돋아주고 정보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없어서는 안되는 주요한 터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장애인 정보화교육장으로 지정된 몰운대복지관=몰운대복지관은 지난 99년 장애인 정보화교육장으로 지정받아 장애우 정보화교육을 시작했다. 장애인들에게 정보시대에 필수적인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기본소양을 가르침으로써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정보화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한다.

 더구나 복지관이 위치한 임대아파트단지는 2000여가구 중 장애인가구가 600여가구에 달한다. 따라서 몰운대복지관은 저소득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정보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보화교육을 연중 계속 실시하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현재까지 이곳 정보화교육장에서 892명이 정보화교육을 수강해 776명이 수료했다. 지금은 84명의 장애인과 40명의 장애인 가족 등 모두 120명의 수강생이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몰운대복지관은 올해 장애인 정보화교육용으로 12대의 PC를 교체 지원받아 재가 장애인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애인 정보화교육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특히 몰운대복지관은 장애인들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을 위해 본관 1층에 6석 규모의 중증장애인 정보화교육장 운영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별관 2층에 위치한 24석 규모의 컴퓨터교실에서는 경증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복지관의 정보화교육은 윈도 기초와 한글문서 작성의 기본 활용과정, 인터넷·엑셀·파워포인트 등의 생활활용과정, 홈페이지 제작과정, 자격증 이수과정 등 4개 과정에 6개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정별로 짧게는 2개월에서 4개월에 걸쳐 운영된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인터뷰:몰운대복지관 김윤경 과장 

“몰운대복지관의 정보화교육은 주로 집에서 생활하는 ‘재가 장애인’과 저소득 장애인이 만나서 정보를 교류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해 재활의지를 북돋아주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지사업을 총괄담당하고 있는 몰운대복지관의 김윤경 과장(28·사진)은 “장애인 정보화교육은 인터넷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장애인 개개인의 환경에 맞게 교육을 실시한다”고 설명한다.

 김 과장은 “몰운대복지관이 위치한 임대아파트단지에만 600여명의 장애인이 있고 다대1동에 약 1700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에게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을 정보화교육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몰운대복지관에서는 ‘한마당 행사’ 개최시 자체 인터넷검색대회를 여는 등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보화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참여하고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 정보화 지원사업에 대해 김 과장은 “장애인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많아야 한다”며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지원되면 지체장애인을 위한 컴퓨터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등 관련기관과 연계, 장애인을 위한 취업을 알선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서비스 외에 기능적인 지원사업이 아울러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에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주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사랑의 PC 기증운동을 통해 재가 장애인에게 가정에서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소호몰 등을 운영하도록 해 사회참여의 길을 만들어주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김 과장의 소박한 바람이다.

 특히 김 과장은 “단순히 교육장비를 지원하는 것 보다 장애인들이 배운 실력을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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