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로 예정된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의 파업소식에 통신장비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라이존의 전체 종업원 23만명 중 34%에 달하는 7만8000명이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다음달 2일을 기해 파업키로 합의함에 따라 불똥이 장비업체들로 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버라이존에 제품을 공급 중인 시스코시스템스·시에나·노텔네트웍스 등은 버라이존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CIBC월드마켓의 스티브 커먼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존의 규모가 워낙 커서 파업은 북미의 모든 장비업체들로 파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는 특히 회사 매출의 20% 정도를 버라이존에 의존하고 있는 루슨트와 텔랩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18.4%를 버라이존에 의존한 텔랩스는 버라이존 파업의 최대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22일 발표된 2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하락한 상태여서 버라이존 파업으로 제품공급이 늦춰지면 회사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의 19%를 버라이존에 의존했던 루슨트도 최근 들어 제품 공급처를 스프린트PCS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지만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어 버라이존의 향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벨애틀랜틱과 GTE의 합병으로 출범한 버라이존은 지난 2000년 8월에도 고용안정과 임금인상,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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