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기 방송위가 주는 실망

 제2기 방송위원회가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으로 방송산업의 혼란만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방송위는 지난 2년 동안 대내외적으로 밝혀온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지분제한 철폐 정책을 뒤집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데이터방송 등 뉴미디어에 대한 정책도 산업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여전히 공익적·공영성 차원에서만 접근하려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갓 출범한 제2기 방송위에 대한 업계의 실망감이 높아가고 있다.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과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현대 경영철학이 국내 방송산업에서는 실천하기 힘든 이론일 뿐이라고 방송업계 인사는 지적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제2기 방송위가 제1기의 정책을 꼭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방송위원들의 임기를 감안해 3년마다 바뀔 수 있는 방송정책을 가정한다면 궁색하기 그지없는 변명이다.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는 방송위를 볼 때 과연 현안인 방송법 개정안을 어떻게 관련 부처와 협의를 이끌어갈지, 국회 통과를 실현시킬지 암담할 뿐이다.

 게다가 방송위 사무처 인사를 앞두고는 몇몇 직원들이 온갖 비방과 모략(?)을 일삼고 있다는 흉흉한 이야기까지 나도는 판에 내부의 목소리도 담아내지 못하는 방송위원들이 외부와의 협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른다.

 출범한 지 채 2개월이 안된 제2기 방송위는 지금부터라도 원칙있는 방송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중심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제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메가 트렌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아날로그식 과거의 방송위’로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국민속으로, 산업속으로 들어가는 방송위가 아쉽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