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문 유비쿼터스 컴퓨팅화 활성화되나

시장 파급력 인정하지만 알맹이 없어 뜸들이는중

 ‘무선망 개방이 금융업무의 유비쿼터스컴퓨팅화를 앞당길 수 있을까.’

 무선망 개방이 가시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뱅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 포털, 금융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그동안 이동통신사가 독점해온 무선망 개방에 따른 효과와 시장진입 전략 등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네이트’ 등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을 통해 모바일뱅킹서비스 등을 제공했던 이들은 무선망이 개방되면 독자 사이트 구축이 가능해져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무선망 개방이 가져올 파급력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발빠른 투자가 우선=가장 분주한 것은 은행권이다. 은행권은 최근 금융결제원을 통해 이동통신사의 무선망을 거치지 않는 모바일계좌이체시스템(CMS) 구축에 착수했다. 이 서비스는 수취인의 은행계좌번호 대신 휴대폰번호의 입력을 통해 송금과 납부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개인간 송금이 간편해지고 각종 공과금과 아파트 관리비, TV나 인터넷홈쇼핑으로 거래한 물품대금 등의 휴대폰 납부·송금도 가능해진다. 시스템을 구축중인 금융결제원의 정재칠 팀장은 “무선망 개방 일정에 맟춰 시스템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며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통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메뉴가 간결해지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시기상조=포털업체들은 무선망 개방에 대비해 금융서비스 메뉴를 강화할 예정이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일단 독자적인 무선인터넷시스템으로 갈 경우 콘텐츠의 유료화가 필수적이지만 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야후코리아의 노광진 금융팀장은 “유선인터넷에서도 유로 금융메뉴는 증권콘텐츠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때문에 아직 서둘러야할 이슈는 아니며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모바일계좌이체시스템 구축에 나선 은행권조차도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의견이 만만치 않다. 일부 은행들은 화면크기, 요금 등 휴대폰을 이용한 서비스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모바일 자금이체 거래실적이 낮은 등 전반적인 여건이나 시기가 서비스를 시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과제 및 전망=금융서비스가 모바일화될 경우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자지로서비스(EBPP)업체인 엣누리의 신재득 사장은 “이용편의성으로 인해 모바일 EBPP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며 “그러나 유선 EBPP 이용자도 그리 많지 않는 실정에서 무선으로 간다해도 이용자가 급속히 증가할지는 의문”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업체들이 현재처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킬러(killer)콘텐츠’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장진출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어 이의 발굴을 위한 금융권 및 IT업체들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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