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리딩업체의 돌출행동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지난 11일 중국게임서비스업체 ‘샨다’가 등장하는 2종의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샨다는 액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2’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근 1년간 로열티 지급을 미뤄온 업체다. 보도자료 중 하나는 샨다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액토즈와 협상결렬에 대한 샨다의 공식입장’이다. 이는 10일 액토즈소프트가 그동안 평화적 문제해결 원칙을 바꿔 샨다측에 강력 대응키로 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박 자료의 성격이 짙었다.

 다른 보도자료는 샨다의 또다른 국내 파트너사인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이 보낸 것이다. 넥슨은 “샨다가 서비스하는 자사 게임 ‘비엔비’가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샨다가 게임서버를 확대, 쾌적하고 안정된 게임환경을 조성하는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샨다 운영팀장의 말까지 인용하는 등 ‘샨다 띄우기’ 성격이 짙었다.

 동종업계 다른 업체가 샨다로부터 엄청난 금액의 손실을 보고 로열티 분쟁이 싱가포르 국제회의소 중재신청까지 가는 등 국제소송으로 비화된 미묘한 시점에 내놓은 넥슨의 보도자료는 빈축을 살 만한 것이었다. 로열티 분쟁으로 자칫 온라인게임 최대 생산국 한국의 게임업체들과 관계가 소원해질 것을 두려워한 샨다측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넥슨측의 주장대로 보도자료는 ‘우연의 일치’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넥슨은 국내 온라인게임업체 1, 2위를 달리는 리딩업체로서 사회적 역할도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해야 했다.

 샨다가 어떤 업체인가. 로열티 미지급 사태를 확대재생산하고 중국 여론을 주도해 중국정부로부터 한국 온라인게임 규제법안을 이끌어냈던 장본인이다. 샨다와 액토즈의 로열티 분쟁 사건은 일개 기업의 명운을 떠나 국내게임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넥슨의 돌출 행동은 매출은 리더일지 몰라도 행동은 유아적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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