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택배와 전자상거래

 인터넷쇼핑몰·TV홈쇼핑 등을 흔히 무점포 유통채널이라 부른다. 무점포 유통업의 특징은 백화점이나 할인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안방에서 리모컨이나 마우스 혹은 전화만으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가히 무점포 유통업의 천국이다.

 TV홈쇼핑은 이미 하나의 신화가 됐다. ‘하늘을 찌른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초고속 성장했다. 홈쇼핑 원년인 95년 LG홈쇼핑 거래액은 13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인터넷 쇼핑몰도 지난 96년 수십 개에서 5000여개로 늘어났다. 거래규모와 성장률 면에서도 매년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무점포 유통을 성장시킨 ‘보이지 않는 일등공신’이 바로 ‘택배업체’다. 우편으로 물품을 보낼 때 1주일이 걸리던 것을 택배서비스는 사흘 안에 배달이 가능하다. 지방이라도 1주일이면 충분하다. 보통 선진국에서는 1주일에서 길게는 한달씩 걸린다. 탄탄한 택배망과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에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이 지금과 같은 고속성장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택배업계는 좌불안석이다. 성장성은 높지만 과당경쟁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간 택배물량은 3억2000만개로 일본의 12.3%에 불과해 성장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택배 단가의 지속적인 하락이 성장기반을 위협하는 실정이다. 대한상의는 택배업계가 가격위주 영업전략을 고수하면서 택배산업 발전의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더욱이 택배업체의 절반 이상이 최근 5년 사이에 설립된 것으로 조사돼 물량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택배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원가 위주의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택배업체가 흔들리면 TV홈쇼핑은 물론 전자상거래의 기반도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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