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 클러스터` 표류

산자부 후속조치 없어 지자체 혼선

정부차원에서 검토됐던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사업이 해당부처의 미온적 사업추진과 지방자치단체간 이해관계에 얽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당초 계획을 추진했던 산자부는 내년도 예산확보가 끝나 이 사업계획을 내년 이후로 잠정연기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지자체엔 별다른 통보절차를 생략, 행정력 낭비만 초래했다는 지자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9일 대전·광주시 등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올 초 산자부가 권역별로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해와 지자체들이 진통 속에 논의를 거듭해 왔지만 정작 산자부의 후속지침이 없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혼란에 빠진 지자체들=산자부는 3월에 행정구역을 초월한 산업집적지 기능을 모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시너지 효과 극대화와 지역 산업 활성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에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안을 지난 4월까지 제출토록 했다.

 대전시와 충남·북 등 인근 지자체들은 최근까지 3∼4회에 걸쳐 클러스터 구축안을 협의, 논란과 진통 속에서 간신히 대전-대덕테크노밸리, 충남-반도체산업, 충북-바이오산업 집적단지를 조성한다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대전시 김창환 경제정책과장은 “가장 빨리 합의를 도출한 이들 3개 지자체는 산자부의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 계획 확정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아직까지 산자부의 추가통보 등이 없어 정책 자체에 대한 확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및 전라남·북도 등 3개 시도는 지난 3월 초광역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서남권산업집적화기획단’을 구성, 수 차례 모임을 가졌다. 그러나 지자체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공동으로 추진할 대규모 사업을 자체 발굴하기 어려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홍진태 경제통상국장은 “현실적으로 3개 광역단체가 공동추진할 아이템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조정하고 각종 지역 발전전략을 패키지로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자부, ‘지자체가 앞서갔다=산자부는 광역 클러스터 구축에 따른 정식 공문이나 지침을 내려보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자부 측은 “올 초 몇 차례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과 관련한 회의를 했을 뿐인데 지역에서 지침을 내리기도 전에 앞서갔다”면서 “현재로서는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 계획이 없으며 내년도 사업예산 계획도 끝난 상태여서 이 사업추진은 어려우며 내후년부터 현실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심동섭 지역산업진흥과장은 “초광역 클러스터보다는 광역 클러스터를 중시하고 있으며 만약 광역 클러스터 구축과정상 장애가 있다면 2∼3개 시도간 공통과제를 도출해내는 초광역 클러스터 구축에 대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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