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을 상대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 하청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한 인도의 정보기술(IT) 산업이 외국의 견제와 내부경쟁 격화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인도는 미국 내 인력고용 비용의 10%만 들이고도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우수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어 IT 아웃소싱의 최적지로 부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콜센터를 중심으로 총무업무, 신용카드결제, 금융분석업무로 아웃소싱 범위도 늘리고 있다.
인도의 아웃소싱 산업은 지난해 60% 성장했으며 올해도 55% 성장한 36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인도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 의회와 주정부들이 인도를 겨냥한 해외 IT 아웃소싱 제한 법안의 제정을 잇따라 추진해 인도 IT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 하원은 현재 외국인이 일시 취업비자(L-1)로 미국에 와 국내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공화당의 낸시 존슨 의원은 이를 위해 주요 IT기업들에 해외 아웃소싱 현황 보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메릴랜드·워싱턴·코네티컷·미주리·뉴저지주 등에서도 일자리 보호를 위해 정부기관의 IT업무를 인건비가 낮은 해외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인도의 IT업계 단체인 나스콤(Nasscom)은 “미국의 이러한 변화는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행동”이라며 “인도의 아웃소싱은 미국 경제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외국엔 자유무역을 강조하면서 자국 산업은 보호하려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나스콤은 “인도 IT업체들이 미제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비용을 줄여주고 미국 내 소득에 대해 세금도 낸다”며 미국이 아웃소싱으로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또 인도 IT산업은 국내 기업의 미국진출을 통해 도리어 일자리를 증가시킨다고 덧붙였다. 인도 수상, 정보통신부 장관 등도 미국의 비판에 동참했다.
인도 IT업계는 정부와 협력, 아웃소싱 제한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강력한 로비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인도를 모델로 IT 아웃소싱 산업을 육성하려는 개발도상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데다 국내 산업 성장과 경쟁 격화로 우수 인력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인건비와 각종 비용도 올라가고 있어 인도 아웃소싱 산업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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