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병원이 영어를 못하는 환자들에게 영상전화시스템을 통한 통역서비스를 제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앨러미다 카운티 의료원 소속 하이랜드 병원이 그 주인공. 이 병원은 최근 미국에서 최초로 영상전화 통역시스템을 도입, 활용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이 시스템을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과 3개 부속 클리닉 및 샌리앤드로에 소재한 페어몬트 병원과 존조지 정신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른바 ‘영상전화 의료통역(VMI:Videoconferencing Medical Interpretation)’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사용된 지 한 달이 채 안됐다. 최근 이를 이용해 진료를 받았던 라오스인인 싱 새턴은 “물론 통역사를 옆에 두고 말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지만 개인 의료정보를 통역해줄 가족이 도와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영상의료 통역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의사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이 기기를 사용하려면 배우겠다는 학습자세가 필요하다”며 “나나 환자나 이 같은 장비를 사용하기는 처음이지만 전화보다 훨씬 좋다”고 평가했다.
부속병원 3개와 30여개 진료소를 산하에 둔 앨러미다 카운티 의료원은 지난 2월 캘리포니아건강재단으로부터 VMI 2년 지원금으로 91만8840달러를 받았다. 캘리포니아건강재단은 아울러 이 시스템을 2년 동안 사용한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UCSF 대학에 49만9963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이랜드 병원은 현재 VMI 10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시스템을 50∼6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작은 카트에 올려놓고 이병동 저병동으로 끌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사각 평면 모니터로 된 이 비디오 기기는 통역사를 환자 앞으로 직접 데려와 통역할 필요를 없애기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라 통역사를 한 장소에 고정시켜 놓고 병원 구내에서 필요할 때마다 전자적인 비디오 장치로 즉각 연결함으로써 환자들의 통역서비스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영어가 미숙한 주민이 700만여명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같은 통역서비스는 특히 하이랜드 같은 공립병원에서 매우 절실하다. 앨러미다 카운티의 경우 주민의 18% 정도가 영어소통이 완벽하지 못해 의료원 부속병원과 진료소 내원환자 중 50%가 통역을 필요로 한다. 통역이 필요한 환자 중 34%가 스페인어를. 그 밖의 환자들은 캄보디아어, 러시아어, 에티오피아의 암하리어, 에리트레아의 티그리나어 등 28가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환자들은 연방법에 따라 의료통역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정부지원을 받는 병원은 통역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정부지원금으로는 통역 비용을 전액 감당할 수 없다다.
많은 병원과 진료소들이 통역 비용과 통역사 조달문제 때문에 통역서비스를 100%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영어를 잘 못하는 환자 가운데 통역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환자도 있다. 이런 환자들은 통상 가족이나 친구에게 통역을 부탁하지만 가족이나 친구들은 대개 의학용어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VMI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의사들은 이 시스템이 사용하기 쉽고 빠르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느끼고 통역사들은 비록 돌아다니면서 직접 통역하지는 못해도 VMI 시스템이 실용적인 차선책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01년 앨러미다 카운티 의료원에서 실시된 VMI 시범사용 기간에는 115명의 환자 가운데 1명만이 VMI보다 전화를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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