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파통신회의(WRC) 최종협상 결과 우리나라가 휴대인터넷 대역으로 할당한 2.3㎓ 대역 주파수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 세계적으로 합의한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주파수 외에 한국은 2.6㎓ 대역에서 위성DMB용 25㎒ 주파수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3세대(3G) 이후 이동통신서비스로 주목받는 휴대인터넷과 차세대 방송서비스인 위성DMB사업의 최대 장애물을 넘어설 수 있게 됐다.
4일(현지시각) 폐막을 앞둔 스위스 제네바 WRC2003 회의는 한국과 일본이 막판까지 2.3㎓와 2.6㎓ 대역의 용도를 놓고 마라톤 협상을 벌인 결과 2.605∼2.630㎓ 대역 25㎒를 양국에 한해 새로운 위성DMB(비정지궤도) 용도로 정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이에 앞서 일본 측은 전날 2.3㎓ 대역을 위성DMB 용도로 하자는 당초 주장에서 물러섰으며 2.6㎓ 대역의 추가 주파수를 위성DMB용으로 한국과 공동사용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는 우리 쪽 주장이 상당부분 수용된 결과로 2.3㎓ 대역은 당초 계획대로 휴대인터넷용, 2.6㎓ 대역 25㎒는 추가 위성DMB용으로 각각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 달간의 회의기간 내내 일본 측 견해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던 상황이어서 이번 결과는 현지 국내 파견단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낸 개가로 평가된다.
정통부 류필계 국장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우리로서는 최대한의 실익을 얻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우리나라 KT와 일본의 위성DMB 컨소시엄인 ‘ASBC’는 이 주파수 대역을 공동확보, 각각 독자적인 비정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려 자국 내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됐다. 또한 SK텔레콤과 일본 MBCo가 공동소유하기로 한 2.630∼2.655㎓ 대역 25㎒도 일단 위성DMB(정지궤도)용 주파수로 발을 담근 상황이어서 한국은 위성DMB사업 상용화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다만 이번에 위성DMB용으로 할당할 수 있게 된 KT 쪽 25㎒의 경우 국제관례를 깨고 한국과 일본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된 것인 만큼 출력제한 등 주변국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나 실제 위성DMB사업 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자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KT는 국제통신연합(ITU)에 위성체 등록 및 위성사용 신청, 공표절차를 밟아야 하며 최근 사업계획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조만간 ITU 공표 및 주변국 조정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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