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정통의 비켜가기

◆서한기자=IT산업부 hseo@etnews.co.kr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3일 정례 브리핑이 끝나자 기자단은 “알맹이 없는 브리핑이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고 하나같이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평소와 달리 수많은 기자들이 집결해 산적한 현안에 대해 궁금증을 쏟아냈으나 어느 것 하나 명쾌한 답은 없었다. 이번엔 프로젝터까지 동원해 장관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해보였지만 결국 모양새만 한껏 갖춘 채 실속없이 끝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최대의 관심사는 통신정책 방향이었다. 기자들은 통신 3강 정책이 유효한지부터 하나로통신 등 후발사업자 구조조정 방향이 어떤지, 요금인하·카메라폰 규제 등 여론의 관심사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하지만 진 장관은 이번에도 “워낙 민감한 사안인 데다 시기가 아니다”며 어떤 사안이든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갔다. 심지어 “그렇다면 언제쯤 통신정책 윤곽을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장관은 “적절한 시점이 되면 하겠다”고만 했다. 이날 1시간 가량의 정례 브리핑은 시종 답답함 속에서 맥없이 진행됐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고만 할 것인가. 장관의 조심스런 통신정책론은 이번만이 아니다. 취임 이후 5개월이 다 되도록 통신현안에 대해 여전히 ‘정책적 모호성’이라는 애매한 말로 비껴가기만 했다. 얼마 전까지는 지난달 정책방향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다시 이달 말로 미뤘고 이 마저도 지켜질지 불투명하다.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는 진 장관의 생각과는 달리 시장에서는 정책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이제 업계와 시장의 여론은 정통부의 정책행보를 신중함 혹은 의도된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정책부재로 보는 시선이 늘어가고 있다.




 이 사이 언론과 업계, 시장은 고승(高僧)의 법문(法門)과 같은 “유효경쟁 정책을 유지 발전시키겠지만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을 해석하느라 법석을 피우고 있다. 모호성도 전략이라 강변하면 할 말 없지만 이제는 명확성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칫 정책의 불신만 키우는 셈이되면 정부도 업계도 모두 피해자가 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