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차기작 ‘리니지2’ 흥행전략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성공 여부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리니지2는 엔씨소프트가 게임개발력을 검증해 보일 수 있는 신병기이자 단일 제품에 매출의 전부를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게 해 줄 비장의 카드.
그러나 리니지2 흥행전략을 잘못 짰다가는 이미 성공한 리니지의 매출마저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리니지2 사용자들이 기존 리니지 사용자들과 겹칠 경우 자기 매출을 나눠 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 속에서 나온 리니지2의 흥행전략은 크게 ‘리니지 사용자 무혜택’과 ‘PC 업그레이드’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러나 두 가지 전략 모두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도 갉아먹을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사용자들에게 어떠한 혜택도 주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고히 굳혀놓은 상태다. 기존 리니지 사용자들에게 리니지2를 홍보할수록 리니지는 필연적으로 회원수가 감소하는 아이러니에 빠지기 때문에 인위적인 사용자 이전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리니지2는 국내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형식의 롤플레잉 게임이 아닌 언리얼 엔진에다 파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유행한 롤플레잉 게임을 많이 따르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리니지2가 리니지 사용자와 중복되지 않기 위해 외산 온라인게임 스타일을 취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외산 게임의 성공사례가 없는 데다 국내 온라인게임이 석권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잘못될 경우 국내와 아시아의 사용자들을 모두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고사양 PC업그레이드 전략도 성공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엔씨소프트는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과 협력해 리니지2 게임프로그램, 2.4㎓ 펜티엄 프로세서, 지포스 FX 5600 그래픽 카드 등이 탑재된 80만원대의 리니지2 전용PC를 공급키로 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 전용PC’라는 초강수를 내놓은 것은 리니지2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최고사양을 갖춘 PC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어떠한 마케팅 전략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PC업그레이드는 게임장르나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2만여개의 PC방을 회원사로 갖고 있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워크래프트3’ 출시로 PC방 업그레이드가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리니지2 전용PC의 가격이 파격적으로 싼 것도 아니다”며 “리니지2 자체에 대한 평가도 상반되고 있어 시장에서 검증된 후 PC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삼성전자가 탁월한 마케팅력을 동원할 경우 가정을 중심으로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PC 업그레이드 전략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복병이 숨어 있다. 최고 사양의 PC를 요구하고 있는 리니지2의 경쟁작들도 덩달아 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2로 PC가 업그레이드되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온라인게임이나 ‘워크래프트3’ ‘제너럴&커맨더스’ 등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김화선 부사장은 “리니지2를 위한 완벽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놓은 상태”라며 “압도적인 게임성과 시의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북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IT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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