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조사’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경제호의 성장견인차인 반도체·가전·정보통신 부문이 호조를 이어가고 석유화학·섬유·중전기기 부문이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이번 조사결과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의 선봉장은 IT산업이다. 상반기에 작년동기대비 3.3%에 그쳤던 반도체 생산증가율이 PC교체 및 업그레이드에 따른 수요확대와 인텔의 스프링데일 칩세트 본격 판매, 모바일과 디지털 가전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23.2%로 급등하고, 가전과 정보통신 부문도 고성장 가도를 질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하이닉스 상계관세 부과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해 생산액(28조5450억원)이 지난해(25조1170억원)보다 13.6% 신장하고, 수출도 지난해보다 11.2%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소비위축으로 상반기 내수 증가율이 0.9%에 그쳤던 가전부문도 디지털가전제품의 수요증가와 소비심리의 점진적인 회복 그리고 중국 및 동남아시장의 수요증가 등으로 인해 생산·내수·수출이 활력을 되찾으면서 하반기에만 1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보통신부문도 세계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무선통신기기 교체 및 업그레이드에 따른 수요증가로 생산·내수·수출 증가세가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시장은 기존 2세대 단말기 시장의 안정적 성장과 3세대 시장의 신규 형성 등으로 지난해보다 23.2%나 늘어난 347억달러로 전망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계에 드리워졌던 어두운 그림자가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했던 사스와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이 진정됐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 이라크전 여파, 북핵 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가전·정보통신 등 첨단업종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이 침체의 늪에서 탈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수경기 침체와 수출감소로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 기간산업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특히 현지 딜러망이 확충되고, GM대우의 수출재개 등으로 상반기에 20% 증가세를 보였던 자동차 수출이 4.1%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문제는 또 있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제조업의 체감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7월중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가 조사를 시작한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70%(79.1)로 하락하는 등 최저치를 기록했다. SBH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어찌됐던 하반기 경기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대외적으로는 북핵이나 사스와 같은 경제불확실 요인이 완화되고, 대내적으로는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노사관계가 안정된다면 생산·내수·수출 등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선진국의 IT경기회복과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 등 해외수출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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