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여부가 결정될 이사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LG그룹은 29일 경영권 인수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나로통신의 1대 주주이자 외자유치·경영권 향배의 최대 변수인 LG가 이같은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당장 LG로 인수되는 대신 외자유치를 통한 회생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LG 지주회사 고위 관계자는 “LG는 하나로통신을 먼저 구조조정한 뒤 제값을 받고 투자를 받자는 입장”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경영권 인수 가능성을 전면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경영난을 틈타 하나로통신을 가져올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알려진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인수설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이번주 이사회에서 LG측의 제안이 경영권 넘겨받기를 위한 추가 부담은 없을 것을 시사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특히 지난주 이사회에서 LG측이 외자유치를 반대하는 명분으로 제시한 조건이 외부에 전해진 내용과 상당부분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삼성전자가 하나로통신의 지분 8.3%를 LG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곧바로 이를 번복해 해프닝으로 끝났다”면서 “또한 경영권을 가져올 경우 데이콤·하나로통신의 자가망을 파워콤이 사주는 것도 생각할 수는 있으나 그럴 만한 자금력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다만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의 투자조건이 사실상 헐값매각 수준인 만큼 하나로통신의 긴급수혈을 위해 20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 발행과 이 중 상당부분을 LG가 부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나로통신의 자산가치를 볼 때 거저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조건에 기껏해야 5000억원 정도를 들여오는 식이라면 국내에서 자체 조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당장 긴급한 자금 일부만 주주사와 채권단이 해결하고 보다 나은 조건에 외자유치를 재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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