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재정 운용도 감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실제 정부정책은 흑자재정 기조를 유지, 오히려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예산조기집행을 통해서라도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상반된 결과여서 주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최근 경기에 대한 인식과 정책대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현 재정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재 진행중인 예산조기집행을 보다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1∼4월 통합재정수지는 약 12조40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하더라도 5조2000억원의 흑자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내세운 정책기조와는 달리, 사실상의 긴축재정 하에 놓여 있는 셈이다.
또한, 올해 전체 예산 중 하반기에 예정돼 있던 8조800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함에 따라 하반기 재정지출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4조2000억원의 추경예산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하반기보다 4조6000억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따라서 만약 경기하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면 추경예산 이외에 명목 GDP의 약 1%(6조3000억원)의 재정적자도 감수하는 과감한 재정지출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적자재정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상의 긴축재정을 운용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더 큰 문제는 정부가 현재의 경기침체에 대한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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