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늄 열풍

 ‘푸른 빛의 마법사.’

 원소기호 Se인 셀레늄(Selenium)의 별칭이다. 최근 선진국에서 암 발생이 셀레늄에 의해 억제된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셀레늄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국내 모 우유업체는 셀레늄 성분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국내 셀레늄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셀레늄은 독성으로 인해 사용처를 찾지 못하는 잊혀진 원소였다. 이런 셀레늄이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래리 클라크 박사가 셀레늄 투여로 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을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하면서부터다. 이 연구로 미국에서 셀레늄 복용 열기가 높아졌고 올초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소개한 건강하게 오래 사는 30가지 방법에 셀레늄 섭취가 들어가 관심이 더욱 고조됐다.

 그러나 이렇게 조명을 받고 있는 셀레늄도 한때는 그저 화학주기율표에 원자 번호 34에 지나지 않는 원소였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셀레늄은 주로 과잉섭취로 인한 독성과 발암성에 대한 보고만 기록됐다. 30년대에는 미국에서 방목하던 말과 소들의 털과 발굽이 빠지는 등 셀레늄 과잉섭취와 연관된 보고가 있었고, 40년대에는 가축에서 암을 발생시킨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런 보고를 뒤로 하고 셀레늄이 21세기 새로운 영양소로 떠오른 것은 73년 셀레늄이 동물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효소 글루타티온퍼옥시다제(glutathione peroxidase)의 필수성분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후 7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셀레늄을 필수영양소로 인정하고 50∼200㎍을 1일 권장량으로 정했다.

 셀레늄은 육류, 어패류, 도정되지 않은 곡물, 식물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셀레늄은 물에 잘 녹고 고열에서 휘발해 끓이거나 불에 구우면 손실된다. 그러므로 무나 양파·배추·브로콜리 등을 조리하지 않은 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명과학자들은 설명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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