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때 단말기에 표시된 전자파흡수율(SAR)을 비교할 수 있도록 표시를 의무화하는 전파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국회 과기정통위는 박진 의원(한나라당)이 발의한 ‘전파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갖고 SAR 표시의 실효성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현보 동국대 전자공학과 교수와 최형도 전자통신연구원 전자파환경연구팀장은 1.6W/kg으로 정해진 기준이 이미 적용된 가운데 기준범위의 SAR 수치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표시의무화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윤 교수는 “통화환경에 따라 출력이 변하기 때문에 미세한 SAR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며 “SAR를 단말기 성능을 비교하는 판단 근거로 제시할 경우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도 “외국에서도 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며 법제화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참석자들은 그러나 단말기제조업체들이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전자파의 유해성을 밝혀낼 수 있는 역학연구 성과가 미비한 데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안윤옥 서울의대 교수는 “지난 2000년 휴대폰 사용의 인체영향을 평가하는 역학연구 기반조사를 수행한 결과 휴대폰 사용이 갑상선암 발병과 관련이 있으며 몇몇 증상 발생과 상관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의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자료도 궁극적으로는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담배의 유해성이 밝혀진 뒤 소송이 잇따르는 것을 선례로 삼아 유해성이 확증되지 않았더라도 이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은 사업자에게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청회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룸에 따라 담배의 니코틴·타르 표시와 같이 휴대폰 단말기에 SAR를 표시하도록 하는 원안은 일부 수정돼 다음 회기에 회부될 전망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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