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IT포럼 지상중계]북핵 대처방안과 경협방향

 남북 IT교류협력분야 전문가의 모임인 통일IT포럼(회장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대행)이 주최한 6월 월례 조찬토론회가 19일 오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19층 목련홀에서 열렸다. 전자신문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류길재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가 ‘핵문제와 최근 남북한 관계’를, 유완영 아이엠알아이 회장이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현황’을 주제로 각각 발제를 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북핵문제 대처방안과 남북 경제교류협력 방향·필요성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간추렸다.

 ◇박찬모(포항공대 총장대행)=북미관계가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도 양국간에는 민간차원에서 많은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북측 김책공대 연구원들이 지난 4월초부터 한달동안 미국 시라큐스대를 방문해 IT분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양측은 학교에 똑같은 연구소를 만들어놓고 연구원들이 서로 오가면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오는 10월중에는 시라큐스대 관계자들이 김책공대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측의 교류는 미국과 북측 정부가 허가를 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북미간 교류처럼 남북도 민간차원의 IT 교류협력은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 요즘 북측이 남측에 요청하는 도서를 보면 전자캐시·e비즈니스 경영 등 시장경제에 관한 것이 많다. 포스코 경영혁신프로젝트, 삼성전자의 경쟁력 요인 등에 관한 도서도 요청하고 있다. 이를 볼 때 북측의 소프트웨어 실력이 높다는 것과 함께 시장경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현 정부의 모토가 평화와 번영인데, 남북이 평화롭고 번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조석환(평택대 경영학과 교수)=북측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남측의 마케팅력·기획력과 접목하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북측도 알고 있다. 한편으로 미래 한반도의 생존경쟁을 위해 남과 북이 핵을 확보하는 것도 고민할 문제라고 본다.

 ◇김광현(현대정보기술 상무)=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한이다. 핵문제에 있어서는 당사자가 북한과 미국인 것으로 돼 있다. 미국 정책 입안자나 의회 지도자들이 대북정책 수립시 미국내 일반 여론이 많은 작용을 한다. 하지만 미국의 여론이 남한의 정서를 얼마나 잘 알고 있겠는가. 핵과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이 당사자가 돼야 하고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당사자가 되지 못하는 게 우려된다. 이런 측면으로 한국정부의 장단기적인 외교정책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김현(세창 법무법인 대표이사)=부시 정부의 지나치다고 할 만한 국제정책을 볼 때 언제든지 대북공격이 가능하다고 본다. 미사일보다 훨씬 위험한 핵이 문제로 떠올랐고 미국의 중간선거라는 정치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북에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도 과거처럼 북을 돕지는 않을 것이고 일본은 유사법제 통과로 군국주의적 성향으로 치닫고 있다.

 ◇이판정(넷피아 사장)=북한 및 한반도 문제는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미국·일본·중국을 아우르는 것이 필요하다. 노무현 대통령 방미시 한인 지도자 포럼에 참석했는데 교포들의 남북관련 시각을 듣고 놀랐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의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 수 있었다. 때문에 통일IT포럼에도 해외 동포들이 참여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마련이 필요하다.

 ◇최성모(문화콘텐츠진흥원 콘텐츠개발본부장)=북핵문제에도 불구하고 민간차원의 남북 IT교류협력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남측은 IT관련 국제 콘퍼런스·세미나에 자유롭게 참가하고 있으나 북측은 이런 기회가 별로 없다. 그러나 남북이 동반자라면 북의 솔루션·소프트웨어 등 개발결과물을 같이 전시하고 마케팅하는 제도와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는 남북이 정보화를 함께 추진한다는 것뿐 아니라 북측의 해외 마케팅력·기획력을 키워준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류길재(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북한은 사회기반이 개혁개방을 하기가 어려운 체제다. 북한 체제는 철저히 당적 지도로 이뤄져 있다. 각 사업은 당에서 모두 지휘통제한다. 이게 존속되는 한 개방이나 해외사업은 어려움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7·1 경제개선조치를 발표했지만 공장·기업소들은 자재가 부족해 공장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주변국과 공조는 하되 남북 교류협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북에 현금을 지원하는 방법이어서는 안된다. 철도·전력부문에서는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진행해야 한다. 한편 남한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면 그럴 경우 타깃이 된다.

 ◇유완영(아이엠알아이 회장)=대북 경협사업을 하는 기업이 정부에 자금을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남북 경제교류를 할 수 있는 정책과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자기 자금으로 대북 경협사업을 하고 있다. 세제혜택도 없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을 두번 죽이는 일을 하지 말고 제도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7·1경제개선조치 이후 바뀐 게 없다고 하지만 분명히 변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실현시키는 단계에 들어서 있다. 실례로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에게 업무가 끝난 이후 자기 일과 무관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국영기업의 경우 오는 7월 1일부터 현찰로 거래를 하게 된다.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는 것은 필요한 자재를 사서 제품을 만들어서 거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통일거리에 시장을 조성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큰 시장을 만들거나 대대적인 개보수를 하고 있다. 평양 주민도 일을 하겠다는 의욕이 고취돼 있다. 이게 과연 현실성이 있냐고 바라보지만, 북한은 확실히 변하려고 하고 있다. 몇 십년 전의 북한 현상을 갖고 분석해서는 안된다.

 ◇강인수(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통신북한연구센터 소장)=기본적으로 북미 관계 개선여부가 관건이다. 문제의 해결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남북 통신협력분야에 국한해 보면 북한이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남북교류를 활발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미 관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류영달(한국전산원 단장)=북한에 대한 미국의 무력적 행동은 가능하다는 개연성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 낙관론과 함께 이같은 개연성 등 두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

 ◇김수명(지나바이오 사장)=대외적으로는 미국과 공조하되 대내적으로는 남북 교류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또 대북 경협사업을 하다보면 물류와 통신이 큰 문제인 것 같은데 개선이 필요하다.

 ◇유완영=물류는 대북 경협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월 3회 인천항에서 북으로 배가 운행하는데 경의선이 연결되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남북간에 직접통신은 상당히 어렵다. 현재 대부분 팩스를 통하고 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오가야 하는데 1년에 많이 잡아 일곱번 정도 방북할 수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학자만이 아닌 기업가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장환빈(현대아산 상무)=99∼2000년 당시 미국은 페리 특사를 평양에 보내 북미 관계개선을 추진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에 가고 클린턴 대통령도 방북계획을 잡았다. 이게 실현됐다면 현대와 정부도 남북관계에서 목표한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전됐다. 당시는 현대가 대북사업을 충분히 시도할 만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안준모(건국대 교수)=남과 북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실현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실행중심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경제개선조치에 걸맞게 정보화 분야에서 남북이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이를 실행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의 사례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은 거시적 전략보다는 현실적 전술과 열매가 중요한 시점이다.

 ◇문광승(하나비즈 사장)=국내외적으로 남북간 경제협력과 교류를 어둡게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북간 경제협력과 교류는 의식적으로 지속해 나가야 한다.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정치·군사적인 문제로 경협이 장애를 받기 시작하면 사실상 경제교류협력은 불가능하게 되고 새로운 경협을 만들어나가기도 어렵게 된다. 기왕에 하고 있는 경협사업도 사실 정부차원의 제도적인 협력보다는 개별 기업의 도전정신과 전향적인 투자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므로, 남북간 경협을 고양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보다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에서의 보다 생산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남북문제에 대한 현 정부의 실질적인 태도에 대해 경협사업을 하는 기업가들은 여러가지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하루빨리 경제협력과 교류에 대한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정책이 정리·생산·제시돼야 할 것이다.

 ◇박찬모=통일IT포럼의 인터넷 사이트 개선작업을 하고 있는데 홈페이지상에서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정리=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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