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일 선양디지털이미지 사장 slyang@sunyangtech.co.kr
대중화되기 시작해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생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도구를 꼽으라면 인터넷과 휴대폰을 들 수 있다. 둘 다 정보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이제 정보의 속도는 완전히 실시간화됐다. 정보의 속도에 비례해 정보의 양과 질도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IT강국으로 대접받고 있는 공을 인터넷과 휴대폰의 급속한 보급 및 그 눈부신 기술발전에 돌려 마땅하다.
특히 휴대폰은 말 그대로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배경삼아 시장진입 후 엄청난 기세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 휴대폰이 끊임없이 자기 변신을 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최초의 휴대폰이 음성통화를 주로 하여 정보의 전달속도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면 이후 다양한 부가기능을 가진 다기능 휴대폰은 정보의 질과 양을 한껏 올려놓았고 이제 컴퓨팅환경과 데이터 통신이 핸드헬드PC가 나와 휴대폰의 미래를 예약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카메라기능이 부착된 휴대폰, 이른바 카메라폰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부터 카메라폰이 디지털카메라보다 더 많이 팔리리란 전망이라든지 내년 이후에는 카메라폰의 생산이 전체 휴대폰 생산량의 20%쯤 되리라는 조사기관의 보고서는 의미있는 메시지다. IMT2000의 핵심이 바로 영상통화 구현이 아니었던가.
카메라폰은 디지털카메라와 일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 출시된 카메라폰의 해상도는 약10만화소급(CIF급)으로 영상으로서의 목적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요즘 한창 광고중인 카메라폰은 해상도가 약 30만화소급(VGA급)으로 저급의 디지털카메라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100만화소급 카메라폰의 시장진입도 무리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내년에 IMT2000의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카메라폰은 휴대폰 본연의 시장에 디지털카메라의 영역을 침범하며 엄청난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세계적으로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이 휴대폰 제조업체 또는 관련업체의 고민이지만 그 해답이 카메라폰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카메라폰은 카메라의 기능향상과 IMT2000 등의 통신업체의 서비스 향상에 힘입어 기존의 포화 시장과 달리 스스로 수요를 폭발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휴대폰의 카메라는 영상을 인식하는 칩과 인식된 영상을 처리하는 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휴대하기 좋게 작고 가볍게 만드는 조립기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까지 영상을 인식하는 칩은 일본의 주도로 해상도가 뛰어난 고체촬상소자(CCD)를 사용했으나 저전력 소모와 저가생산에 고해상도 실현까지 가능한 고체상보성산화물반도체(CMOS)가 양산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을 열어가고 있는 중이다.
CCD나 CMOS 모두 현재까지는 수요에 맞는 원활한 공급의 문제와 약간의 기술적인 이슈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거대한 시장은 준비되어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앞으로 영상칩의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제조기술을 기반으로한 국내의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들에게도 큰 기회가 오고 있다.
현재까지 휴대폰의 카메라 모듈은 CCD 위주의 일본이 독점적인 위치를 구가해왔으며 휴대폰 제조업체 역시 일본업체에 의존해 개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속속 진입하며 기술과 가격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중이다.
이는 휴대폰의 메이저 시장인 한국에서의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향후 한국의 주요 IT수출품으로서 대단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휴대폰 시장의 포화상태 속에 올해 세계적으로 예상되는 휴대폰의 생산대수는 약 4억5000만∼5억대 정도다. 그러나 카메라폰의 경우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의 휴대폰을 대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영상통화 구현과 디지털카메라의 기능을 포함하며 엄청난 신규수요를 창출해 낼 것이다. 우리가 카메라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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