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폭등속에 ‘서머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연중 최고가를 경신중인 미국 증시에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외국인의 14일째 순매수 등을 근거로 서울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여름철의 기온 상승 만큼이나 증시의 오름세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중대형 IT주와 증권주들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고 코스닥에서는 인터넷과 반도체 장비주 등이 튼튼히 장을 버티고 있는 등 주도주도 살아있다는 평가다. 특히 17일 미국 증시가 미 제조업지수의 회복 가능성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이 단순 반등을 넘어 실적을 뒷받침하는 본격 랠리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서머 랠리의 가능 여부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IT주의 흐름과 외국인의 방향성을 꼽았다. 강현철 연구원은 “시장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IT주의 흐름과 외국인의 매매강도가 향후 증시 방향의 핵심 키워드로 보인다”며 “이제부터 시장은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했던 기대치를 기업실적이나 주요 지표 등으로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머 랠리가 나타날 경우 주도군으로는 역시 최근 장세를 이끌고 있는 IT주와 금융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동원증권은 이날 목표지수대로 720선을 잡고 현재 증권, 전기전자, 통신서비스 등 IT와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 수준이며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T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로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며 금융주는 낮은 주가수준과 경기민감주라는 특성, 금융권의 추가부실 위험이 낮아졌다는 것 등이 매력적 요소로 꼽혔다.
한편 지난 9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서머 랠리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3년간의 7, 8월 주가 동향에서 상승세를 보인 것은 단지 다섯차례에 불과했다. 표 참조
‘서머 랠리`란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사놓으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서머 랠리’라는 말은 실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에 휴가 등으로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되는 등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휴가기간이 외국의 예처럼 길지 않다는 것도 고려할 요소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서머 랠리 출현은 그해의 경제·증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왔다”며 “막연한 랠리 기대보다는 증시 주변상황을 살피고 이에 맞는 투자방법을 결정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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